- 경험 풍부한 지도자 부임 원해

- 구단 전폭지원 약속 공염불 우려

- 코치 땐 손아섭 수비능력 키워

- 선수시절 연속 무실책 기록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조원우 SK 와이번스 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전격 선임하자 환영과 실망, 우려의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우선 우려스러운 것은 이종운 전 감독과 조 신임 감독의 공통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전 감독과 같이 조 감독도 이번이 첫 프로 감독이다. 롯데가 2년 연속 '초보감독'과 함께 시즌을 치르게 된 셈이다. 고교야구 감독을 오래 했던 이 감독에 비해 조 감독은 2008년 현역 은퇴 후 줄곧 프로팀에서 코치 생활을 해왔지만 코치와 감독은 엄연히 다른 자리다.

올 시즌 강한 타선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수 운용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추락하는 롯데를 지켜본 팬들로서는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를 바라는 게 당연한 이치다. 게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야구단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선언했고, 그와 관련해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롯데 복귀설이 나돌았던 탓에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한 야구해설자는 "조 감독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지금 롯데가 '초보감독'을 기용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 감독의 선임을 반기는 이들도 많다. 2011, 2012년 롯데 코치 시절 조 감독이 보여줬던 지도력을 기억하고 있어서다. 롯데 주전 외야수였던 손아섭과 김주찬은 당시 빼어난 타격에 비해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의 코치 부임 이후 수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특히 손아섭은 2011년부터 4년 연속으로 외야수 '보살' 1위를 달리고 있다.

조 감독 또한 선수 시절 안정된 수비가 강점으로 외야수 연속 경기 무실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SK 소속이던 2001년 7월 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시작한 그의 무실책 기록은 2006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중계플레이 때 실수를 하기 전까지 494경기 동안 이어졌다. 올해 114개의 실책으로 신생팀 kt에 이어 최다 실책 2위인 롯데로서는 조 감독의 부임이 수비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크다.

KNN 이성득 해설위원은 조 감독에 대해 "롯데 코치 시절 자기만의 야구 철학을 가지고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던 지도자로 기억한다. 매섭게 몰아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도 있었다"면서 "자기 분야만 맡는 코치와 팀 전체를 아우르는 감독은 분명 다르지만, 이미 지도력을 보여준 만큼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