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45·전남)가 한국 프로축구 최초의 700경기 출전 고지 점령에 단 1경기 차로 접근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등번호 700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올스타전에 나선 김병지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 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가 이번 주 새로운 대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김병지는 오는 26일 광양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출전하면 K리그 통산 최초 700경기 출전을 달성하게 된다.

1992년 울산 현대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한 그는 23년여 만에 700경기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10월 7일 당시 경남FC 소속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6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이후 2년 9개월여 만에 다시 100경기를 추가한다.

이에 대해 김병지는 "숫자 자체의 의미보다 600경기를 달성했을 때 700경기가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웠던 계획과 목표를 이뤘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김병지는 올 시즌 전남 지휘봉을 잡은 노상래 감독, 김태영 수석코치 등과 1970년생 동갑내기다. 김병지의 관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그에게는 항상 K리그 '최고' '최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지난해 11월 22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출전해 종전 신의손이 보유했던 최고령 출전 기록(44세 7개월 9일)을 갈아치웠다. 올스타전에 가장 많이 나선 선수도 16회 출전한 김병지다. 지난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서도 김병지는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당시 등번호 700을 달고 뛰며 자신의 업적을 자축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열린 울산 현대미포조선과의 FA컵 8강에서는 팀의 4강 진출을 이끔과 동시에 FA컵 최다 출전(38경기) 기록도 세웠다. 이 외에도 153경기 김병지는 연속 무교체 출전(2004~2007년), 193경기 연속 선발 출장(2003~2007년)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이같이 꾸준함을 증명하는 지표가 김병지를 설명하는 모든 것은 아니다. 그는 1998년 K리그 최초의 골키퍼 필드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한 때 '골 넣는' 골키퍼로서도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700번째 경기를 앞둔 김병지는 "많은 관심이 있는 자리인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팀의 승리가 중요하고, 팀이 진다면 기쁨이 반감될 것"이라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출전 경기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팀 성적이 중요하다"며 "FA컵 우승이나 K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