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 등 모든 조건 합의 성사
- 서울 구단주 허락…시기 조율
부산 출신인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의 최용수(42·사진)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의 장쑤 슌텐 사령탑으로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축구의 '머니 파워'가 선수와 지도자를 가리지 않고 빨아들이는 양상이다.
프로축구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2일 "장쑤 구단이 최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전날 FC서울에서 최 감독을 보내주기로 결정했다"면서 "연봉 등 제반 조건에 대한 합의는 모두 끝났다. 코칭스태프 구성 등을 놓고 마무리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장쑤 구단이 연봉 10억 원에 영입 제의를 해왔지만 최 감독이 처음에는 거절했다"며 "(최 감독이) 사실상 거절의 의미를 담아 연봉 20억 원을 포함해 장쑤 구단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를 모두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장쑤 구단이 최 감독에게 계약기간 2년 6개월에 연봉 20억 원을 주기로 결정했다"면서 "기본적인 조율은 모두 마치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중국 시나닷컴 스포츠는 장쑤 구단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가오홍보 감독을 해임했고, 후임자로 이장수 전 광저우 헝다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을 차기 사령탑 후보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최 감독은 2주 전에 영입 제안을 받고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장쑤 구단의 '특급 대우'에 마음이 흔들렸고, 서울 구단도 지난 1일 구단주인 GS그룹 허창수 회장으로부터 허락을 받으면서 장쑤행이 성사됐다.
하지만 최 감독은 팀을 옮기는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쑤 구단은 당장 다음 주말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아주기를 원하고 있지만 최 감독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FC서울은 현역 시절부터 나를 키워준 팀"이라며 "구단의 입장도 헤아려야 한다. 팀을 떠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수일 내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고민스러운 속내를 전했다.
서울 구단은 "장쑤에서 최 감독 영입 제의가 온 것은 맞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의 광저우 헝다는 지난달 30일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파울리뉴(27)의 영입을 발표했다. 그를 데려오면서 잉글랜드 토트넘에 지급한 이적료는 1400만 유로(약 17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는 브라질 산투스와 결별한 호비뉴(31) 영입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부자 구단인 상하이 선화는 잉글랜드 첼시 출신의 공격수 뎀바 바(30)와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모하메드 시소코(30)를 최근 영입했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에이스를 떠나보낸 K리그 역시 올해도 중국이라는 '블랙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게다가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다. 국내 축구계는 최 감독의 중국행 보도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으나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그 뒤에는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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