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2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 초반 잇단 실점이 패인
- 본선 첫 승·16강 목표는 달성
- 출전경험 4년 후 전력에 도움
- 국내 선수육성·저변확대 절실

태극 여전사들이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당초 목표했던 사상 첫 16강 진출을 실현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22일(한국시간) 16강전에서 프랑스에 패해 탈락했지만 월드컵 본선 출전 두 번째 만에 사상 첫 승과 함께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와 함께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가장 큰 수확은 4년 뒤 월드컵의 희망을 밝혔다는 점이다. 세계의 높은 벽을 새삼 실감했지만 강호들과 해볼 만한 경기를 펼침으로써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이번 대회 16강 진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발전된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팀에는 월드컵을 경험했던 선수가 박은선 김정미(골키퍼) 두 명뿐이지만 4년 뒤에는 대부분의 선수가 월드컵 경험을 안고 뛰게 된다. 특히 무릎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빠진 여민지는 4년 뒤 대표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헤딩골을 넣은 전가을, 멋진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2개 기록한 강유미, 스페인 동점골의 주인공 조소현, 스트라이커 유영아 등의 활약에서 4년 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FIFA 랭킹 18위인 한국은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프랑스(FIFA 랭킹 3위)와의 16강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프랑스에 한 수 뒤지고 실력 차가 크다고 해도 너무 일찍 골을 내준 게 뼈아팠다. 프랑스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2골을 몰아넣었다. 한국은 전반 24분 전가을의 프리킥을 프랑스 골키퍼가 잡았다가 놓쳤으나 그 앞에 한국 선수가 아무도 없어 추가 슈팅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3분 만에 실점하며 승부를 되돌리기 힘든 지경에 내몰렸다. 이후 한국은 교체 투입된 유영아가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날린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패배의 쓴맛을 봤다.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프랑스에 0-1로 당한 패배와 2019년 여자월드컵 개최 유치 경쟁에서 프랑스에 밀린 아픔을 설욕하지 못한 한국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한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저변 확대가 절실하다. 지난해 12월 현재 대한축구연맹에 등록된 여자팀은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모두 76개에 불과하고 등록 선수는 1765명이다. 이에 비해 독일은 5782개 팀이 운영 중이며 26만2220명이 선수로 뛰고 있다. 지난 여자월드컵 우승국인 일본은 1409개 팀, 등록 선수 3만243명이라는 저변을 바탕으로 서구 선수들과의 피지컬 격차를 메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