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개 트레이닝에 합류한 차두리(왼쪽 두 번째)가 훈련 도중 기성용 이정협 등 동료 선수들과 얘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 내일 뉴질랜드전서 은퇴식
- 차 "행복한 마무리에 감사"

"이기는 경기로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차두리는 31일 오후 8시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이날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의 배려로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 소집되지 않은 차두리는 이날부터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은퇴 경기가 될 뉴질랜드전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훈련은 '오픈 트레이닝' 행사로 치러져 1000여 명의 팬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고, 차두리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그라운드에 나섰다.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의 공언대로 이번 뉴질랜드전에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전을 소화한 뒤 하프타임 때 은퇴식을 치를 예정이다.

2001년 11월 세네갈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차두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 달성에 기여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한 차두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폭발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제 차두리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14년간 정들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다. 차두리는 "이번 평가전은 나의 은퇴 경기이기도 하지만 대표팀에게도 중요한 경기"라며 "준비를 잘해서 이기는 경기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누구나 꿈꾸는 대표팀 은퇴 경기를 만들어준 슈틸리케 감독에게 감사하고, 행복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대표팀은 전날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1시간30분 가량 비교적 가벼운 강도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오른쪽 발목이 좋지 않은 지동원은 평소 주로 사용하는 오른발 대신 왼발로 슈팅 연습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오른쪽 발목 염좌 때문에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뉴질랜드전에 뛸 준비는 돼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왼쪽 이마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이정협은 당시 출혈만 많았을 뿐 뼈나 다른 부분에는 전혀 이상이 없어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