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 대회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정현이 상대 선수 그라노예르스(스페인)의 스토로크를 받아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21위)이 한국 선수로는 6년 6개월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승리를 따냈다.

정현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ATP 투어 마이애미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마르셀 그라노예르스(50위·스페인)를 2-1(6-0 4-6 6-4)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에서 이긴 것은 2008년 9월 이형택의 AIG재팬오픈 단식 1회전 승리 이후 처음이다.

마이애미오픈은 투어에서 메이저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마스터스 1000시리즈 중 하나다. 이번 대회에도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 앤디 머리(4위·영국)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다. 애초 이 대회는 세계랭킹 87위 안에 드는 선수가 본선에 직행하고 87위 이하 선수는 예선을 거쳐야 한다. 정현은 와일드카드를 받아 곧바로 본선에 올랐다. 1회전 상대인 그라노예르스는 2012년 최고 순위 19위를 찍고 ATP 투어에서 4차례의 단식 우승 기록을 보유한 강자다.

정현은 첫 세트에서 그라노예스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따내며 파란을 예고했다. 2세트를 내준 정현은 마지막 세트에서 1-2로 뒤지다가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해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게임 스코어 4-4에서 그라노예르스의 발이 더뎌지자 정현은 강력한 스트로크로 상대를 공략, 연달아 2게임을 따내 2시간13분에 걸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현은 본선 2회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9위·체코)와 격돌한다. 196㎝의 장신에 안정적인 스트로크 능력이 돋보이는 베르디흐는 ATP 투어 단식에서 5차례 우승 경력이 있고 2013년 8월 최고 5위까지 오른 톱랭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