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철·남태희 등 "우리도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금까지 아시안컵 대회에서 99골을 쌓았다. 지난 26일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서 김영권이 추가골로 99번째 득점을 찍었다. 한 골만 더하면 100골 고지에 오른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대망의 결승전에서 누가 100호 골을 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지 주목된다.

결승에서 연장까지 0-0으로 비기고서 승부차기를 벌이지 않는 한 이번 결승전에서 100번째 골의 주인공이 나온다. 결승전 첫 득점의 주인공은 한국의 우승 주역이 될 가능성이 크기에 선수에게는 그야말로 영광의 기록이 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손날두' 손흥민(레버쿠젠)과 '신데델라' 이정협(상주 상무)이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2골씩을 기록해 태극전사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조별리그에서 1골씩을 넣은 조영철(카타르SC)과 남태희(레퀴야SC), 그리고 아직 골맛을 못 본 이근호(엘자이시SC) 기성용(스완지시티) 등도 100호 골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몸살 때문에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결장한 손흥민은 컨디션 난조를 이겨내고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 연장전에서 홀로 2골을 책임지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 전까지 A매치 10경기 연속으로 이어지던 '골 침묵'을 단번에 깨뜨렸다. 게다가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과 슈팅·골 감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준결승전에서 그는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장기인 날카로운 돌파와 위력적인 슈팅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협은 이번 대회 전후로 가장 위상이 바뀐 태극전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어 아시안컵 대표팀에 처음 선발됐을 때만 해도 '깜짝 발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A매치 첫 풀타임 출장하고 전반 32분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8강 우즈베키스탄전, 4강 이라크전에 연달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더니 이라크전 선제골로 자신의 기량에 대한 의심스러운 시선을 잠재웠다.

두 선수는 컨디션이 눈에 띄게 나빠지지 않는 이상 결승전에도 선발로 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100호 골의 주인공이 되고 내친김에 몰아치기까지 한다면 대회 득점왕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현재 득점 부문 1위는 4골을 넣은 알리 맙쿠트(아랍에미리트)와 함자 알다르두르(요르단)이다. 그러나 요르단은 이미 탈락했다. 손흥민과 이정협이 넘어야 할 산은 맙쿠트나 팀 케이힐(3골·호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