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재 골퍼·탄탄한 기본기 닮아

- 김, 한국대회 병행 체력 부담

- "고, 세계랭킹 1위 오를 수도"

올 시즌 주요 특징은 무서운 신예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볼 선수는 김효주(20)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18)이다. 201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해에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을지, 리디아 고는 '루키'였던 지난해(3승, 상금 3위 등)의 돌풍을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천재 골퍼'로 불리는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똑같이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이고, 아마추어 시절에 여러 차례 프로대회 우승컵을 따냈다. 한동안 '프로 언니 잡는 10대 아마추어'라는 얘기도 함께 들었다. 탄탄한 기본기에 바탕을 둔 유연한 스윙과 정교한 아이언샷, 위기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멘털), 그리고 기복이 심하지 않는 경기력 등에서도 서로 닮았다.

세계랭킹에서는 리디아 고가 김효주보다 다소 앞선다. 리디아 고는 어느새 박인비(1위)의 턱밑인 2위까지 올라갔고, 김효주 역시 유소연(8위) 등 기존의 쟁쟁한 선배들을 차례로 제치고 7위에 자리잡고 있다.

2013년 프로에 입문한 김효주의 실력은 국내외에서 이미 검증됐다. 지난해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LPGA 에비앙 챔피언십(메이저대회)에서는 '살아있는 전설' 카리 웹(호주)를 누르고 정상에 올라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LPGA 투어 무대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게다가 한국 투어까지 병행할 계획이어서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그렇다면 김효주는 올해 미국에서 얼마나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지난해 리디아 고의 기록(3승, 톱10 진입 15회 등)을 볼 때 김효주도 최소 1, 2승은 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물론 한국과 미국 투어 대회는 코스 및 그린 등에서 차이가 나지만, 그동안 김효주의 국제대회 성적과 샷·경기운영 능력 등을 감안하면 미국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체력적인 문제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최근 올 시즌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설문을 통해 리디아 고가 박인비를 뛰어넘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리디아 고는 9.66점으로 박인비(10.61점)에 불과 0.95점 뒤져있다. 또 LPGA의 공식 사이트는 19일 주요 기사에서 리디아 고를 과거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등과 비교하며 그의 특출한 재능과 침착한 경기운영 등을 높이 평가했다. 리디아 고는 최연소 올해의 신인왕, 최연소 투어 상금 100만 달러 돌파, 최연소 5승 달성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볼 때 김효주와 리디아 고는 올 시즌 투어 대회의 여러 우승 길목에서 서로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만일 두 선수가 우승컵을 놓고 연장전을 벌인다면 가장 흥미진진한 승부가 될 것이다. 리디아 고는 올 들어 LPGA 홈페이지에 안경을 벗은 자신의 얼굴을 공식 사진으로 올렸다. 김효주는 미국 진출에 앞서 시력교정을 위해 라식 수술을 받았다. '새로운 눈'으로 무장한 두 선수가 올 시즌 세계 여자골프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