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는 자유계약선수(FA) 강민호를 붙잡았다. 두산에서 최준석을 영입해 '4번 타자' 고민도 해결했다. 왼손 에이스 장원준도 제대해 지난 시즌보다 한층 안정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거인의 전반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불펜진이 가장 먼저 난조에 빠졌다. 김성배가 맡았던 뒷문이 흔들렸다. 김시진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김승회에게 소방수 보직을 맡겼다. 제5선발 김사율도 부진해 중간계투로 이동했다.

타선도 강민호·최준석·히메네스의 부상·부진에 시름이 깊었다. 다행히 주목받지 못했던 문규현·정훈·박종윤이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해 공수의 빈자리를 메웠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내야 수비도 안정되면서 전반기 중반부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삼성·넥센·NC·두산으로 굳어지던 4강권을 비집고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후반기 거인의 목표는 4위를 넘어 플레이오프 직행이다. 후반기 첫 상대는 1위 삼성. 양 팀의 1차전 선발투수는 쉐인 유먼과 밴덴헐크다. 유먼의 전반기 성적은 9승4패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피안타율(0.315)과 평균자책점(5.17)은 형편없다. 잠깐의 부진에서 벗어난 옥스프링과 달리 유먼은 아직 불안하다. 장원준과 송승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5선발 홍성민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1~4선발이 부활하지 않으면 4위도 장담할 수 없다. 타선의 고민은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이다. 김시진 감독은 7월 타율이 0.192인 히메네스를 출전시킬 수도 없고 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다행히 삼성은 전반기 막판 4연패로 주춤했다. 4번 타자 최형우는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 부상을 당해 치료 중이다. 임창용은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블론세이브가 6개로 가장 많다. 유먼이 삼성을 상대로 첫 단추만 잘 끼워준다면 투수진의 동반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가을야구'는 가장 뜨거운 여름 성적표에 달렸다. 올해 후반기는 4위를 지키려는 자와 쫓는 자(두산 KIA·LG)의 경쟁으로 더욱 뜨거울 것 같다. 관건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관리와 함께 선발진의 부활이다. 그 중심에는 유먼과 히메네스가 있다. 

부산MBC 야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