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오전(한국시간)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한국 대 벨기에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뒤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하는 선수들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27일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도 건지지 못하고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뒤로 달리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앞으로 4년 동안 월드컵에만 매달리지 말고 국내 축구 활성화를 위한 K리그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한국이 0-1로 진 뒤 중계방송을 하던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나를 비롯해서 한국 축구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오늘 패배에 잘못이 있다"며 축구인으로서 자성했다. 이 위원은 이어 통탄의 목소리로 "앞으로 4년 동안 월드컵에만 생각하지 말고 이제 K리그부터 챙겨야 한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그랬다. 국내 축구리그가 탄탄하지 않고는 세계축구 무대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만 큰소리 치는 영원한 변방국에 머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한국 축구는 계속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브라질 월드컵 때문에 휴식기를 가졌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이 내달 5일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축구인들은 물론 팬들도 더 큰 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K리그의 질적 발전에 애정어린 시선을 던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K리그는 다음 달 5일 수원-경남, 전남-서울, 부산-전북, 제주-포항 경기에 이어 6일 성남-울산, 인천-상주 경기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여기서 태극전사로 브라질 땅을 밟았던 K리거 6명도 이제는 소속 구단 유니폼을 입고 다시 뛴다. 다시 뛰는 그들의 모습을 팬들이 안방에서 보는 것도 괜찮다.

대표팀에서 '슈퍼 서브'로 맹활약하며 1골·1도움을 기록한 이근호(상주 상무)는 월드컵 이전과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낀 김승규와 한국 공격수의위력을 보여준 김신욱(이상 울산 현대)은 월드컵에서의 기세를 울산으로 옮겨온다는각오다. 이범영(부산 아이파크), 이용(울산 현대), 정성룡(수원 삼성)도 새로운 마음을 안고 각자 구단으로 돌아간다.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월드컵을 계기로 높아진 축구에 대한 관심을 다음 달 25일 K리그 올스타전으로 더욱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반짝 관심은 금물. K리그를 등한시한 채 유럽 빅리그 등 해외리그만 '해바라기'한다면 한국 축구는 정체될 게 뻔하다.

　매번 월드컵이 끝나면 축구인 등은 약속이나 한듯이 "K리그에 눈을 돌리자"고 외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국내 축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은 줄어들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대형 스타의 부재 현상은 심화된다. 16년 만에 '월드컵 무승'의 치욕을 안은 한국 축구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