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 이영표 일침(사진=MBC 중계화면 캡처)

한국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아시아의 비참한 월드컵"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H조 최종전에서 벨기에에 0-1로 졌다. 이로써 1무2패, 조 최하위에 그친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쓴잔을 마셨다. 한국은 이날 벨기에 선수가 한 명 퇴장당했는데도 수적 우세를 지키지 못한 채 후반 골을 내주는 경기력을 보여 아쉬움이 더 크다. 경기 내용도 벨기에를 압도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를 중계한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은 한국축구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고, 보여주는 자리다. 결국은 한국이 증명하지 못했다"고 충고성 쓴소리를 날려 눈길을 끌었다. 벨기에전 직후 홍명보 감독은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 월드컵"이라고 말한 부분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실력을 키워야 한다. 실력을 키운 다음에 정신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별리그 2경기를 마친 뒤 16강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던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는 "결과와 상관 없이 죽을 힘을 다해 뛰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는 주문받았다. 반면 안 위원은 이 같은 '정신력 강조' 분위기에 일침을 놓았다.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해도 "박주영을 욕하려면 경기가 모두 끝난 다음에 하라"며 대표팀 후배들을 감쌌던 안 위원답지 않게 냉정한 말이었다.

안 위원은 경기 내내 한숨을 내쉬었고, 언성이 높아지면서 후배들의 플레이를 비판하기까지 했다. 그는 한국이 공격 기회에서 어물어물하는 패스로 흐름을 끊을 때마다 "패스타임이 너무 좋지 않다. 템포가 완전히 다 끊긴다"며 소리를 질렀다. 또 한국 선수들이 벨기에의 파울성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심판을 쳐다보는 장면이 나오자 "심판 보지 마라. 오늘 심판은 이미 웬만한 파울은 불지 않고 경기를 이어가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송종국 MBC 해설위원은 한국이 벨기에 프리킥 때 수비벽을 쌓자 "공 맞는다고 안 죽는다"며 "수비수들이 자꾸 공만 보고 뛴다. 자기 마크맨, 선수를 봐야 한다. 구경만 하면 안된다"고 쓴소리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벨기에전 직후 "우리보다 강한 팀과 경기할 때 무엇이 필요한가. 더 뛰어야 되고, 더 빨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했던 것만큼 한국의 체력 상태가 안 됐다"고 냉정하게 비판했다.

한국은 러시아전을 비롯해 알제리전, 벨기에전까지 경기 후반부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벨기에전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경기 막판에는 거의 서 있다시피 했다.

여기서 이영표 위원이 "나를 비롯해서 한국 축구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오늘 패배에 잘못이 있다"고 말한 점은 곰곰히 되새겨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