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갈라타사라이)의 꿈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루지 못한 16강 진출의 아쉬움을 그라운드 위에 남기고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한다.
'정신적 지주' 드로그바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는 25일(한국시간) 그리스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1-2로 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코트디부아르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리스는 후반 추가시간 얻은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리스에는 짜릿한 역전승이었지만, 코트디부아르에는 악몽이었다.
드록신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드로그바에게는 비장한 각오 속에 치른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항상 아프리카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매번 죽음의 조에 편성돼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첫 경기 상대인 일본을 2-1로 기분 좋게 눌렀다. 이때 교체 투입된 드로그바는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콜롬비아전에서는 졌지만, 객관적 전력에 앞서는 그리스는 이길 거로 생각했다.
그는 후반 29분 윌프리드 보니(스완지시티)가 동점골을 터트린 것을 확인하고 후반 33분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입때까지만 해도 무승부로 콜롬비아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드로그바는 A매치 100경기에서 63골을 넣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지만, 한 번도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어 16강행은 더 간절했다.
드로그바는 후배들을 다독였다. 현재 그의 고국은 대형 홍수라는 국가적 재난에 시달리고 있어 반드시 16강에 올라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그는 2009년 펩시 광고 출연료로 받은 55억 원을 고향인 아비잔의 종합병원을 짓는 데 쓰고, 어린이 예방 접종 지원을 위해 매달 3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제 그는 그토록 염원한 16강의 꿈을 후배들에게 맡기고 36세의 나이로 은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