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수문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부폰(36·유벤투스)이 쓸쓸히 퇴장했다. 부폰은 25일(한국시간)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D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가 0-1로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부폰은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판단력으로 스페인 대표팀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오랫동안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군림해 왔다. 특히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팀의 우승과 함께 야신상을 받았다.
부폰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도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레드카드로 한 명의 선수가 퇴장당해 이탈리아가 수세에 몰렸지만 부폰의 건재로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전반 33분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와 니콜라스 로데이로(보타포고)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2대1 패스로 이탈리아 수비를 제쳤지만 부폰은 멋지게 막아냈다.
하지만 단 한방에 경기는 끝났다. 이탈리아 수비수를 물어뜯은 수아레스의 상식 밖의 행동으로 그라운드가 어수선하던 사이에 올라온 코너킥이 우루과이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머리에 맞고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부폰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날렸지만 그의 손은 공에 못미쳤다. 이 한 번의 슈팅을 막지 못해 이탈리아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로 부폰을 선정했지만 그의 축 처진 어깨는 너무나 쓸쓸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