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몰락 왜?…변화에 둔감, 절대 강자 없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등 유럽의 전통 축구 강호들이 줄줄이 무너져 또 하나의 이변을 낳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나라는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A 등 유럽의 빅리그를 이끄는 축구의 자존심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충격이 더욱 크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같은 B조의 호주와 함께 가장 먼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참패하고 칠레와 2차전에서도 0-2로 무너졌다. 우승 후보의 허무한 몰락이었다.
스페인은 호주와의 최종 3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으나 이미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기엔 부족했다.
'죽음의 조' D조에서 생존이 유력시되던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는 나란히 조 3, 4위로 떨어지면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두팀의 성적표는 이탈리아가 1승 2패, 잉글랜드가 1무 2패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D조 최약체로 꼽히던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가 돌풍의 주역이었다.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를 3-1, 이탈리아마를 1-0으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잡아주면 최종전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으리라 여겼던 잉글랜드는 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 우루과이전에 잇따라 패배한 데 이어 코스타리카와 겨우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짐을 싸야 했다.
이탈리아는 25일 우루과이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후반 우루과이의 코너킥 한방에 무너졌다. 한 명이 퇴장당한 열세 속에서도 특유의 '빗장 수비'를 앞세운 이탈리아는 골로 연결된 코너킥을 막지 못해 0-1로 분패했다.
디펜딩 챔피언, 축구 종가, 월드컵 4회 우승국이 조별리그에서부터 밀려난 까닭은 뭘까?
일각에서는 주최국 브라질의 기후와 지리적 여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 강호들을 몰아내고 16강에 오른 칠레,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 남미와 북중미 국가 출신 선수들은 같은 대륙인 브라질의 기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육로로 접근할 수 있는 자국 팬들이 대거 국경을 넘어오면서 홈과 다름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뒤엎고 화끈한 공격력으로 16강을 사실상 확정한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데샹 감독은 "남미 선수들은 브라질 기후에 더 잘 적응할 것이고 아마 고국에서 가까운 곳에서 경기하면서 수많은 응원단을 등에 업었다는 사실에 힘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강호들의 몰락을 기후 탓으로만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기존 질서에 안주하면서 축구계의 새로운 흐름을 읽지 못한 이들의 매너리즘이 몰락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절대 강자는 없다'는 평범한 교훈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가 가르쳐주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