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페스트에서 브라질월드컵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축구팬들. 배용현 제공

지난 13일 개막한 2014브라질월드컵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브라질에서 월드컵 열기가 가장 강한 곳은 물론 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축구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관람 티켓을 구입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경기장 근처에 '팬 페스트(FAN FEST)'를 설치해 월드컵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월드컵 개막 이후 수많은 인파가 팬 페스트에 몰리고 있다. 이들은 대형 전광판 앞에서 맥주를 마시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연호하며 축제를 즐긴다.

지난 18일 러시아와 경기를 벌이는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브라질 남부의 항구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의 팬 페스트를 찾았다. 이날 브라질 경기가 한국전에 앞서 열렸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몰렸다. 팬 페스트 장소로 가는 도중 브라질과 멕시코 팬끼리 신경전도 이어지고, 서로 재미있는 경기를 하자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이채로웠다.

입장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응원가를 부르며 열기를 더해갔다. 하프타임에는 각국에서 몰려온 사람끼리 기념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후반전의 필승을 기원했다. 한국인들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평소 동양인이 많지 않은 이 도시에서 한꺼번에 많은 한국인이 몰렸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단지 축구 경쟁이 아니라 세계를 하나로 묶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브라질 경기가 끝나고 한국 경기를 앞두고 브라질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팬 페스트의 열기는 더욱 끓어올랐다. 드디어 한국전 휘슬이 울리자 한국인들은 브라질 사람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포르투 알레그레에서는 23일 한국과 알제리전이 열린다. 많은 브라질 사람은 대한민국이 16강에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23일에도 팬 페스트에 가서 브라질 친구들과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칠 생각이다.

브라질 유학생 배용현(부산외대 포르투갈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