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선수들이 16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마투그로수 연방 대학(UFMT) 경기장에서 러시아전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감독 운영 방식과 전력 차이 탓
- 러시아 카펠로 '호랑이감독' 정평
- 최강 평가 벨기에는 자유분방
- 사령탑 교체 알제리는 어수선

여유와 통제. 한국과 격돌하는 브라질월드컵 H조 국가들의 베이스캠프의 표정이 완전히 다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는 벨기에는 여유가 넘친다. "선수들끼리 싸웠다"는 외신 보도가 나올 만큼 자유분방하다. 반면 러시아는 '군기반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엄격한 통제로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월드컵이 끝나면 사령탑이 바뀌는 알제리는 다소 어수선하다.

세 나라는 모두 상파울루 인근 도시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우리나라만 상파울루에서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는 이구아수에 캠프를 꾸렸다. 한국 캠프에는 경쟁국 기자들이 안 보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러시아 캠프의 분위기는 한 마디로 '통제' 그 자체다. 카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과 외부인사의 숙소 출입을 금지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온 선수라도 함부로 말을 못한다. 알렉세이 이오노프(디나모 모스크바)는 '카펠로 감독이 훈련 중에 강조하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라는 평범한 질문에도 "답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러시아 축구 대표선수들이 16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이투의 노벨리 주니오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명 '손 축구'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비공개 자체 청백전 결과도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선수들은 곤혹스러운 웃음과 함께 손사래 치기가 일쑤다. 훈련도 15분만 공개한다. '비밀 훈련'을 오후에 따로 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언론에 공개하는 훈련 15분도 말 그대로 '적막' 속에서 진행된다.

반면 H조 최강인 벨기에 캠프에는 여유가 넘치는 편이다. 마르크 빌모츠 감독은 거의 매일 기자들과 긴 인터뷰를 한다. 16일 벨루오리존치에서 열린 선수·감독 인터뷰는 원래 훈련 전에 모두 끝낼 예정이었으나 선수 인터뷰가 길어지면서 감독 인터뷰는 훈련 뒤로 미뤄졌다. 또 이날 훈련은 15분만 공개한다고 국제축구연맹(FIFA) 미디어 채널에 공지돼 있었으나 벨기에 선수단은 "마음껏 보라"며 1시간 넘는 훈련을 통째로 언론에 선보였다. 알제리와의 1차전을 앞둔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다.

H조의 '복병'으로 평가받는 알제리는 '수뇌부 교체'로 인해 다소 어수선하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월드컵이 끝나면 터키 클럽팀 사령탑으로 옮길 예정이다.

후임 감독으로 내정된 인사는 18일 벨기에와의 1차전을 관전하러 온다. 알제리 훈련장 입구에는 가장 많은 팬이 몰려든다. 16일 벨루오리존치 공항에는 대규모 알제리 팬들이 모여서 응원전을 펼쳐 공항 전체를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이게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캠프는 비교적 러시아와 비슷한 편이다. 훈련도 15분 공개 또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18일 러시아와의 1차전이 다가오면서 점점 민감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