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안 되면 선수들이 머리와 몸이 따로 놀기 때문에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죠."

28일 경기도 안산 와동체육관을 찾은 '바스켓 퀸' 정선민 전 국가대표 코치가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정선민은 이날 열린 춘천 우리은행과 안산 신한은행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 전반전이 끝난 뒤 신한은행이 체력 부담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한은행은 22일 청주 국민은행과의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이틀을 쉬었고 다시 25일부터 이날까지 5일간 네 차례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정규리그를 마친 뒤 챔피언결정전에만 초점을 맞춰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체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29일 경기도 안산에서 끝난 올해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은 두 팀 모두 마지막 체력가지 쏟아부으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역시 신한은행으로서는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우리은행에 정상을 뺏겼고 올해는 2년째 우리은행에 밀리면서 이제 완전히 '도전자'의 입장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신한은행이 6연패라는 전성기를 마치게 된 데는 외국인 선수 제도의 부활과 우리은행 젊은 선수들의 빠른 성장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신한은행이 정상을 지킬 때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 최장신 센터인 하은주(202㎝)를 보유한 신한은행이 유리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제도가 부활하면서 신한은행이 가진 장점이 희석됐다.

또 이번 시즌에는 우리은행의 젊은 선수들인 박혜진(24), 이승아(22) 등이 급성장해 팀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한층 전력이 탄탄해졌다.

이에 비해 신한은행은 최윤아, 김단비, 하은주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 탓에 정상적인 컨디션 발휘에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시즌을 보냈다.

게다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의 체력 열세가 두드러져 3-1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28일 3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승리로 이끌었고 29일 4차전도 1점 차 접전을 벌이는 등 강자의 면모를 잃지 않으며 팬들에게 명승부를 선사한 것은 신한은행으로서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신한은행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경기도 안산을 떠나 다음 시즌부터는 인천을 새연고지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 와신상담하게 된 신한은행이 2014-2015시즌 여자농구 왕좌에 복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