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창진 감독, 2차전 출장정지
- 자극 받은 선수들 투혼 펼쳤지만
- 작전 한계 노출… LG에 58-63 패

부산 KT가 전력의 절반을 잃었다. KBL(프로농구연맹)이 창원 LG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퇴장당한 KT 전창진 감독에게 2차전 출장정지 징계를 했기 때문. 역대 PO 최다승(41승) 감독인 전 감독의 부재는 선수층이 엷고 작전에 의한 패턴플레이를 하는 KT에 치명타이다. 이제 믿을 건 선수들의 투지와 근성뿐이다.

KT는 지난 22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정규시즌 1위 LG와의 4강 PO 1차전에서 58-63으로 패했다. 승부의 추는 1쿼터 6분여가 지난 시점에서 일찌감치 기울었다. 전 감독이 코트에 들어와 심판의 몸을 밀며 항의하다 퇴장당하면서 흐름이 LG 쪽으로 급격히 쏠렸기 때문. 당시 김도명 심판은 KT 조성민이 LG 데이본 제퍼슨과 충돌해 코트에 쓰러졌는데도 반칙을 주지 않았다. 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해 역대 PO에서 3번째로 퇴장당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날 KT는 2쿼터 10-26으로 뒤졌다. 그러나 감독의 퇴장에 자극받은 KT 선수들이 투혼을 불살랐다. 2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김우람의 3점포로 26-30을 만든 KT는 3쿼터 첫 공격에서 전태풍의 자유투 3개와 송영진의 3점포로 32-3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4쿼터 LG 박래훈(12점)과 데이본 제퍼슨(18점 15리바운드)에게 연속 점수를 내줘 58-61로 재역전당했다. KT는 이어진 공격에서 전태풍의 3점슛이 림을 돌아 나와 고개를 숙였다.

KBL은 경기 직후 재정위원회를 열어 전 감독에게 한 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전 감독은 "6강 PO 때부터 심판 판정이 좋지 않은 게 있다 보니 자제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 감독의 연봉은 4억5000만 원으로 삼성 류중일(5억 원) 감독에 이어 프로 스포츠 감독 최상위권이다. 그만큼 KT에서 전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울산 모비스는 2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에서 주전들의 고른 득점으로 72-61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