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 선수들이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물리친 뒤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나란히 38점 합작… 79-57승 견인
- 전자랜드 포웰 상대 지능적 수비
- 조성민·김현중도 승리에 힘 보태

'5위의 반란'을 꿈꾸는 부산 KT가 챔피언으로 가는 첫 관문인 6강 플레이오프(PO)를 통과했다. 4강 상대는 정규시즌 1위 창원 LG다. 이른바 'PK 더비'와 '통신 라이벌'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KT는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PO 5차전에서 정규리그 4위 인천 전자랜드를 79-57로 크게 이겼다. 먼저 3승(2패)을 챙긴 KT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창원체육관에서 통신 라이벌 LG와 4강 PO(5전 3선승) 첫 경기를 치른다. KT가 4강에 오른 것은 2011-2012시즌 이후 2년 만이다. 당시에도 KT는 6강 PO에서 전자랜드를 3승2패로 물리쳤다. 그러나 안양 KGC인삼공사에 1승3패로 패해 챔프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날 KT의 승리로 6강 PO 1차전 승리팀이 4강에 진출할 확률은 종전 94.1%에서 94.3%(35회 중 33회)로 높아졌다.

정규리그 5위를 한 KT 전창진 감독은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을 달고 산다. 상위팀을 꺾으려면 누군가 미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은 매 쿼터 영웅이 나왔다. 1쿼터에선 아이라 클라크(12점 5리바운드)가 10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에선 가로채기 2개와 3점슛 1개를 성공시킨 김현중이 주역이었다. 후안 파틸로(22점 8리바운드)도 7득점하며 힘을 보탰다. 전반전은 39-22로 KT의 17점차 리드. 전자랜드 주포 정영삼이 1쿼터 초반 발목 부상으로 나가면서 행운의 여신도 KT에 미소 지었다.

전반에 조연 역할을 하던 파틸로는 3쿼터에서 10점을 넣으며 '영웅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 주득점원 리카르도 포웰(18점)을 수비하며 지능적으로 신경전을 벌여 멘탈을 무너뜨렸다. 29-45로 앞선 3쿼터 중반에는 김현중의 엘리웁 패스를 받아 덩크로 연결했다. 노장 송영진(16점)과 상대 집중 견제를 받은 조성민(7점)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승패가 결정되자 양팀은 외국인 선수를 모두 빼고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운영했다.

전 감독은 KT 지휘봉을 잡은 5년 동안 4번이나 4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그는 경기 직후 "KT에서 5년 동안 4번 4강에 진출했으나 한 번도 챔프전에 못 가봤다. 잘 이겨내서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송영진이 KT를 4강에 올렸다. 송영진 없이는 할 수 없었다. 송영진이 주장답게, 맏형답게 자기 능력을 모두 발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