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빙상계의 대모인 무소속 현영희(63) 의원에 대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부산 국제빙상장 건립도 타격을 받게 됐다.

16일 체육계에 따르면 2008년 부산빙상경기연맹 회장에 취임한 현 전 의원은 그동안 국제대회가 가능한 부산 국제아이스링크 건설을 추진해왔다. '국제빙상장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400억 원대의 재원 마련을 위해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부산시장 후보들을 상대로 공약 채택 운동도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 전 의원이 낙마하면서 국회 차원의 예산 확보나 여론몰이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의원직 상실에 따라 부산빙상경기연맹 회장직도 자동 박탈됐다.

한 빙상 지도자는 "동계스포츠 불모지인 부산에서 현 전 의원의 역할이 상당했다"면서 "국제빙상장은 국회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움직여 국비를 확보해야 가능한데 추동력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최근 10년간 빙상종목 등록 선수가 3배나 증가하면서 연평균 증가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선수나 동호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빙상장이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 훈련을 가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 북구 문화빙상센터 아이스링크는 국제 규격을 갖췄지만 라커룸이나 관람석(211석)이 부족해 전국대회 유치도 불가능하다. 그나마 선수들은 일반인에게 개방된 오전 9시~오후 6시 훈련을 못 한다. 나머지 3곳의 사설 빙상장은 선수 훈련이 불가능하다.

부산빙상경기연맹 조영갑 전무이사는 "현 전 의원이 국제빙상장 추진위원장은 계속 맡아 힘을 보탤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