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될 위기에 빠졌던 성남시의 시민 프로축구단 창단 계획이 극적으로 다시 순풍을 받게 됐다.

성남시의회는 25일 오후 올해 3차 본회의에서 프로축구 성남 일화를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시민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성남 구단은 재창단 작업을 거쳐 내달 10일 열리는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거나 부결됐다면 내달 20일로 예정된 4차 본회의에서 다시 시의원들의 심판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드래프트 참가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이뿐 아니라 선수 수급과 동계 훈련, 스폰서 확보 계획 등이 줄줄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당초 목표로 잡았던 내년 1월 1일 재창단도 늦춰져 리그 참가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21일 상임위를 열어 시가 제출한 이번 조례안에 대해 표결 끝에 가부동수로 심사 보류했다.

시는 조례안 통과를 전제로 이달 안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 회원변경을 신청하고현 구단주인 재단법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통일재단)과 구단 양수·양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심사 보류 결정으로 재창단 계획은 벼랑 끝에 몰렸다.

성남 구단 서포터스 연합은 시의회를 항의 방문해 재심사를 촉구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 통합을 위한 희망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일을 막아달라"며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냈다.

이 같은 노력이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이날 조례안이 극적으로통과될 수 있었다.

최윤길(무소속) 의장이 이날 오후 직권으로 본회의에 조례안을 상정했다.

자리를 비웠던 새누리당 의원들 일부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 총 의원수 34명의 정족수 과반수를 넘는 20명의 의원이 의결에 참여했다. 참석 의원들은 표결 없이전원 합의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정철수 성남 일화 사무국장은 "이번 조례안 통과로 재창단을 위한 모든 작업이 일정에 차질 없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면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시의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