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A 시장에서 '집토끼'를 지킨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명암이 확실하게 갈렸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은 한화다. 한화는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 등 3명의 집토끼를 모두 잡았고 '최대어'로 꼽히던 정근우와 이용규마저 싹쓸이했다. 한화가 이들 5명의 FA를 잡기 위해 쓴 돈은 무려 178억 원에 달한다. SK와 KIA 측에 대한 보상금까지 합치면 2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썼다.

그동안 번번이 집안 단속에 실패해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롯데는 이번에는 집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강민호에게 역대 FA 최고액 타이틀을 안겨준 데 이어 팀에 꼭 필요한 강영식도 잡았다. 두 선수를 잔류시킨 것만으로도 스토브리그에서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낸 셈이다.

장원삼과 박한이를 붙잡은 삼성이나 이병규·권용관을 잔류시킨 LG 등도 이번 FA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두산, SK, KIA 등은 '쩐의 전쟁'에서 패자로 기록됐다. 특히 두산은 완전 '초상집' 분위기다. 이종욱과 손시헌을 NC에 빼앗겼고, 최준석도 잡지 못했다. NC는 신생팀 지원 정책에 따라 FA 영입 때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두산은 출혈이 더 클 수밖에 없다.

SK는 팀의 유일한 FA인 정근우를 놓친 것이 치명적이다. SK는 외부 FA 영입에서도 '입질'조차 해보지 못했다. KIA는 LG로부터 이대형을 데려왔지만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용규의 공백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