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성별 논란 심경(사진=국제신문 DB)

박은선 성별 논란 심경, "너희들 수작 다 보여" 수치심·분노…'가족들 피눈물'

박은선 성별 논란 심경

여자 실업축구 선수 박은선(27·서울시청)이 성별 논란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박은선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상황은 너무 머리 아프다. 성별검사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검사) 받아서 경기 출전했다"며 "그때도 정말 어린 나이에 기분이 많이 안 좋았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어 "한 가정에 딸로 태어나서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저한테 웃으면서 인사해주고 걱정해주셨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든다"며 "제가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 같아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셔서 든든하다. 이제 아무 생각 안 하고 푹 쉬다 내년 시즌 준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은선 성별 논란 심경(사진=박은선 페이스북)

박은선은 이어 "많은 노력을 해서 2013 WK리그 득점왕 자리에 올랐다"며 "예전 같았으면 욕하고 '안하면 돼'라고 했겠지만 어떻게 만든 제 자신인데 얼마나 노력해서 얻은 건데… 더 이상 포기 안 하렵니다"라고 밝혔다.

박은선은 성별 논란이 반복되는 데 대해 "니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나도 내 할 일 하련다"라며 "니들은 자식 없느냐.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소식을 들은 엄마, 오빠, 언니는 피눈물을 흘릴 거다"라며 "내가 더 노력해서 니들도 기분 더럽게 해줄 테니 단디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니들 수작 다 보인다"라며 울분을 표출했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비공식 간담회를 열고 "박은선의 성 정체성을 확실히 해 달라"는 입장을 여자축구연맹에 구두로 통보하면서 내년 정규리그 출전 자격 박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에 박은선이 계속 경기에 뛰면 내년 리그를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알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WK-리그 감독들의 성별 의혹 제기를 비판하고 박은선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지난 5일 박은선 선수 성별 의혹 논란과 관련해 '축구협회 차원에서 6개 구단 감독들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제기하며 5만 명을 목표로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은선 성별 논란'에 네티즌들은 "6개 구단 감독들에게 징계 내려야", "어이없고 근거 없는 비방은 신경 쓰지 마시고 계속 좋은 성적으로 당당한 모습 보여주세요. 응원합니다", "잘한다고 깎아내리다니 황당하다", "박은선 선수! 오직 축구만 바라보세요", "키 작고 체격도 왜소한 메시도 여자 축구해야겠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별 논란에 휩싸인 박은선은 창덕여자중학교, 위례정산고등학교를 거쳐 2005년 실업팀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박은선은 올해 22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서울시청은 박은선이 입단하고 올해 정규리그 2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박은선은 180cm에 몸무게 76kg으로 다른 여자 선수들보다 신체 조건이 우월하고 저음의 목소리 때문에 2010년에도 아시아축구연맹 여자아시안컵을 앞두고 성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