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메이저 첫 등판…14개 투구 무실점
한국과 일본 무대를 거친 '풍운아'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드디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임창용은 1994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른 14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임창용은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했다.
임창용은 팀이 3-4로 뒤진 7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 동안 3타자를 상대하면서 볼넷 1개와 안타 1개를 허용했으나 3번째 상대 타자를 병살타로 유도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임창용은 이날 일본 야쿠르트에서 달았던 등번호 12번을 달고 7회 1사 주자 없을 때 시카고 컵스의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임창용이 이날 던진 14개 공 가운데 13개가 직구였다.
임창용은 경기 후 "초구는 뭘 던졌냐"는 질문에 "직구죠"라며 밝게 웃었다. 임창용은 "이제 시작이고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라며 "다음 경기에 나갈수록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의 이름 앞에는 늘 '풍운아'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선수 생활의 고비마다 모험에 도전하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1995년 해태(현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에 데뷔한 임창용은 해태와 삼성에서 13시즌을 뛰며 104승66패168세이브, 평균 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임창용은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5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06년에는 1경기에 등판하는 데 그쳤다. 2007년에도 부활하지 못한 그를 두고 '한물 갔다'는 평가가 쏟아졌으나 그는 돌연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에 진출한 임창용은 주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전성기의 기량을 완전히 되찾아 야쿠르트 스왈로스 소속으로 4시즌 동안 무려 128세이브를 쌓았다.
지난해 7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은 임창용은 주위의 예상을 깨고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우리 나이로 38세인 임창용의 성공을 점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임창용은 마이너리그에서 21경기에 등판해 평균 자책점 1.61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