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지소연(오른쪽)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일본과의 경기에서 추가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지소연 활약 5년 만에 일본 제압
- 2패 후 1승 … 中 제치고 3위 마감
- 북한은 2승1무 … 대회 우승 영예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간판스타 지소연(22·아이낙 고베)의 2골 맹활약에 힘입어 5년 만에 일본을 물리쳤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2008년 5월 아시안컵 조별 리그에서 3-1로 이긴 이후 5년여 만에 일본을 잡은 한국은 이번 대회 1승2패로 3위에 올랐다. 2승1무를 기록한 북한이 우승 상금 5만 달러(약 5500만 원)의 주인공이 됐고 1승1무1패의 일본이 준우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16위, 일본은 3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이 한 수 위다. 이번 대회 앞선 경기에서도 일본은 1승1무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2패를 당했다. 두 나라의 여자 A매치 역대 전적 역시 이날 경기 전까지 일본이 12승7무2패로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홈에서 2패를 당한 와중에 마지막 경기인 한일전마저 패할 수 없다는 '태극 낭자'들의 투지가 2011년 여자월드컵 챔피언 일본을 잡는 파란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전반 13분 지소연의 프리킥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바깥에서 얻은 프리킥을 지소연이 오른발로 골문 오른쪽 상단을 향해 정확히 꽂아넣었다. 지소연은 후반 21분 권하늘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어 2-0을 만들었다.

앞서 북한·중국과의 1, 2차전에서 무득점을 기록하고 팀 패배의 쓴맛을 봤던 지소연은 이날 혼자 2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씻어냈다.

일본은 후반 27분 오기미 유키(첼시 레이디스)가 정면에서 때린 슛이 수비를 맞고 나왔고 이것을 다시 오기미가 잡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 2-1로 추격했다. 하지만 한국은 김정미 골키퍼의 선방 등으로 1골 차 승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앞서 열린 중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관중석에서 한일전을 지켜본 북한 선수단은 그라운드로 내려와 김광민 감독을 헹가래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