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대회 여자부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한국 지소연이 다리에 쥐가 나 쓰러지자 북한 김남희(오른쪽)가 돕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8년 만에 동아시안컵에서 맞붙은 북한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2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1-2로 졌다. 이로써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05년 8월 16일 경기도 고양의 남북통일축구대회에서 북한에 진 이후 8연패를 당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AF)의 공식 A매치 기준으로 역대 북한과의 전적이 1승1무10패를 기록했다.

이날 기선을 먼저 잡은 쪽은 한국이었다. 전반 26분 북한의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패스를 받은 지소연(아이낙 고베)이 드리블을 하다 공이 북한 수비수의 발을 맞고 흐르자 김수연(스포츠토토)이 이를 잽싸게 차 넣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의 '골 넣는 수비수' 허은별을 막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허은별은 전반 36분 한국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왼발 터닝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동점이 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역전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골의 주인공은 이번에도 허은별이었다.

전반 38분 북한 김은주가 중앙선 부근에서 긴 패스로 찔러준 공을 받은 김수경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문 정면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허은별이 몸을 날려 헤딩슛으로 연결시켰고,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지소연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으나 동점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후반 23분 전가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날린 강슛이 북한 골키퍼 홍명희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경기 종료시간이 다가오면서 조급해진 탓에 드리블과 패스가 둔탁해졌고, 북한의 밀집수비를 끝내 뚫지 못하고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한국 여자팀은 24일 오후 5시 15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중국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편 전날 열린 일본과 중국의 여자부 1차전에서는 '아시아 최강' 일본이 중국을 2-0으로 꺾었다. 2008년 2회 대회와 2010년 3회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한 일본은 이날 승리로 대회 3연패의 청신호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