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KLPGA 투어 활동을 하면서 우승하는 상상을 많이 했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하고 그냥 붕 떠있는 기분입니다."
1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20·미래에셋)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김세영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1타 뒤진 2위를 달리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m짜리 이글 퍼트를 넣으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 정규 투어에 입성한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김세영은 "우승하는 상상을 하면서 눈물 흘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덤덤하고 붕 떠있는 기분이다"며 활짝 웃었다.
김세영은 중학교 2학년이던 2006년 최연소로 한국 여자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주목받았다.
2007년, 2009년 국가대표를 지내며 2009년 전국체전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정규 투어 2년 차인 지난해 20개 대회에 참가해 탑10에 3차례만 들고 상금랭킹 32위(약 1억500만원)에 자리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묵묵히 참고 때를 기다려온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마지막 2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극적으로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키는 163㎝으로 크지 않지만 지난해 KLPGA 비거리 5위(254.74야드)에 오를 정도로 장타를 자랑하는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시원시원한 샷으로 갤러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세영이 골프 선수로 자라난 배경에는 태권도를 가르쳤던 아버지가 있었다.
태권도 관장인 김세영의 아버지 김정일(51) 씨는 어렸을 때부터 김세영에게 태권도를 가르쳤고 김세영은 태권도를 하며 기초 체력과 강한 정신력을 길렀다.
평소 골프를 즐겨 치는 김정일 씨를 보며 김세영은 자연히 골프에 관심을 두게 됐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시절은 화려했지만 프로 생활은 쉽지 않았다.
김세영은 "그동안 샷이 강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년 동안 샷이 뜻대로 안 돼서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서 샷이 많이 좋아진 걸 느꼈다. 내 강점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태국 치앙라이에서 동계 훈련을 하며 티샷 위주로 열심히 연습했다며 "예전에는 궤도에 많이 치중했는데 어드레스 등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18번홀에서 일부러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고 한 김세영은 "투온할 수 있는 거리가 되니 연습이라 생각하고 쳤는데 생각보다 잘 가서 깜짝 놀랐다"며 "퍼트가 들어가는 순간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김세영의 꿈은 미국 무대에 진출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루는 것이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 부상으로 내년 LPGA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돼 꿈을 이루는데 한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원래 올해 정도 미국에 진출하려 계획을 세웠었다"며 "하지만 프로 전향 후 성적이 좋지 않아서 한국에서 잘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