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고민이 많은 팀이다.

지난 시즌 4번 타자 이대호(오릭스)를 떠나보낸 데 이어 올해는 홍성흔(두산), 김주찬(KIA) 등을 잡지 못해 공격력이 크게 약해졌다.

그렇다고 타선에 보강이 이뤄진 것도 아니다 보니 공격의 짜임새를 높이고 기존 선수들이 성장해 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실제로 개막 후 세 차례 경기에서 롯데는 집중력 있는 공격을 펼치지 못해 답답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왼손 타자 박종윤(31)이 거듭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타선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박종윤은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7회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려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박종윤 개인은 물론이고 롯데 팀을 통틀어 시즌 처음으로 나온 대포였다.

앞서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즌 첫 경기에서도 박종윤은 개막전 사상 처음으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날려 짜릿한 역전승을 일군 바 있다.

당시 두 차례나 만루 기회를 맞아 범타로 물러난 박종윤은 세 번째 만루 상황에서는 제 역할을 해냈다.

박종윤이 마수걸이 홈런포를 터뜨린 상황도 무사 3루의 황금 같은 기회였다. 앞서 2회 보내기 번트에 실패하고 고개를 숙였던 것도 비슷했다.

공교롭게도 박종윤 앞에 자주 기회가 생기고, 이를 살리느냐에 따라 롯데의 운명이 갈린 셈이다.

굳이 이런 상황들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박종윤은 롯데 타선의 키플레이어 중 하나다.

188㎝, 92㎏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박종윤은 예전부터 우타자 일색의 롯데 타선에 다양성을 더할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중심 타자들이 줄줄이 빠져나간 올 시즌에는 박흥식 코치의 지도 아래 타격 자세를 수정하며 새로운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다소 퍼올려 치던 경향이 있던 자세를 수평에 가까워지도록 하고 간결하게 다듬어 정확성을 기르는 것이 포인트다.

이날 홈런을 친 뒤에도 박종윤은 "박흥식 코치께서 말씀하신 '찍는 스윙'이 제대로 나왔다"고 자평했다.

김시진 감독이 경기를 마치고 "보내기 번트를 세 번이나 실패하는 이런 경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한 데서 보이듯 롯데 타선은 아직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15홈런과 80타점을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로 잡은 박종윤이 힘은 약해지고 부담은 커진 중심타선 뒤에서 제 몫을 해준다면 해법을 찾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