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눈매로 빙판 위를 질주하던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상화는 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특별 포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ｍ에서 36초80의세계 신기록을 세운 데 따른 것이다.

원래 빙상연맹에는 세계 신기록에 대한 포상금 규정이 따로 없지만 이상화의 선전을 격려하기 위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시와 같은 액수의 특별 상금을 내놓았다.

이상화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내 인생의 꿈 하나를 이뤘다"면서 "규정에도없던 포상금까지 받게 되니 더 특별하고 색다른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상금을 어디에 사용할 계획인지 묻자 이상화는 "일단은 적금에 넣어야죠"라며웃었다.

이날 이상화는 포상금과 함께 빙상연맹 김재열 회장에게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김 회장이 따로 준비한 커다란 상자에는 블록 장난감인 레고가 들어 있었다.

이상화는 "평소에도 경기를 마치고 나면 회장님이 카카오톡으로 격려를 해 주시곤 한다"면서 "이번에 좋은 기록을 내자 '밥을 사주겠다'고 하시기에 '레고를 사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슈퍼맨의 'S' 마크가 새겨진 귀걸이를하고 달리는 등 톡톡 튀는 감각의 소품을 좋아한다.

최근에도 화려한 네일아트가 포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상화는 "경기장 밖에서는 옷차림에도 내 개성을 살리는 편"이라며 "평소에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빙판 위에 오르면 다음 목표를 향해 다시 가속도를 붙이는 '빙속 여제'로 돌아온다.

이상화는 "세계 신기록이 끝이 아니다"라며 "내년 소치올림픽에서도 지금처럼 잘 달려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 3월에는 월드컵 파이널과 종별세계선수권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이상화는 "종별세계선수권대회에 더 중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이어 2연패를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월드컵 8연속 우승 등으로 주변의 기대가 높던 지난달에 비하면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이라는 것이 이상화의 설명이다.

마침 종별세계선수권대회는 내년 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다.

이상화는 "특별히 '소치 리허설'이라는 점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얼음판에 맞춰 본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싶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