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9개 구단 구단주들은 17일 총회를 갖고 신규회원 가입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수원을 연고로 한 KT가 프로야구 제10구단으로 공식 출범한다. 많은 야구인들의 숙원이었던 10구단 창단이 이뤄졌지만 KT는 창단 원년부터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직면할 첫 번째 어려움은 1차(연고) 지명 부활과 맞물려 있다.

KT는 선수 수급에 있어 NC 다이노스 창단 때에 준하는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NC의 경우 야구규약에 따라 2년간 신인 선수 2명 우선지명권 부여, 드래프트 2라운드 종료 후 특별 지명, 각 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1명 지원 등의 혜택을 얻었다. 이로 인해 NC는 2년간 우선지명을 통해 노성호, 이민호, 윤형배, 이성민 등 전체 1, 2순위가 유력했던 유망주들을 싹쓸이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KT도 초고교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할 수 있는 혜택을 얻게 된다.

문제는 NC가 우선지명권을 행사할 당시에는 1차 지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KBO는 지난해 7월 실행위원회를 열고 1차 지명을 부활하기로 했다. 정확한 시행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기존 구단들의 요구가 거센 만큼 올해부터 1차 지명이 시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1차 지명은 과거 6월 5일에 실시돼 통상 8월에 열리는 드래프트보다 시기가 앞섰다. 만약 1차 지명이 부활해 과거처럼 6월에 실시될 경우 KT로서는 전체 1, 2순위가 유력한 선수를 우선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해당 선수의 연고 구단에서 지명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KT로서는 당연히 NC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1차 지명이 드래프트 후에 실시될 경우에는 기존 구단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연고 선수를 신생 구단에 무조건 빼앗겨야 하는 기존 구단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NC의 대어급 선수 싹쓸이로 큰 피해를 봤는데, 또다시 KT로 인해 2년 동안 지역의 우수한 선수를 손 한 번 못 써보고 빼앗겨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신생팀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기존 구단들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정금조 운영부장은 "총회에서 10구단 창단 승인이 나면 바로 선수 수급에 관한 규약 논의부터 들어갈 것"이라며 "신생팀 지원 방안과 관련해 대략적인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