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종윤, 김대우, 김문호

- "자신감만 찾으면 크게 발전"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있어 12월은 '휴식 기간'이다. 하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이 기간 개인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을 대비한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매일 20여 명의 선수들이 사직야구장을 찾아 자율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좌타자 3인방'이 눈에 띈다. 내야수 박종윤(30)과 김대우(28), 외야수 김문호(25)가 그들이다.

롯데의 새로운 타격코치로 부임한 박흥식 코치는 최근 이들 좌타자 3인방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들이 내년 시즌 롯데 타선의 키를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좌타자가 부족했던 롯데로서는 이들이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 경우 한결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박종윤은 올 시즌 일본으로 떠난 이대호의 빈자리를 메우며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1루수로 활약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박종윤은 타율 0.257, 9홈런, 47타점으로 얼핏 보기에는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시즌 후반 체력적인 면에서 한계를 나타내면서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졌고 타격 밸런스도 무너지면서, 결국 시즌 전 목표로 했던 타율 0.280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박종윤은 비시즌 기간 체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대우와 김문호는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난 홍성흔과 김주찬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중반 타자로 전향한 김대우는 박흥식 코치가 내년 시즌 롯데 타선의 키플레이어가 될 것으로 꼽은 선수. 좋은 체격 조건을 갖고 있는 데다 파워가 탁월한 김대우는 정확도만 높인다면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대우는 올 시즌 1군 경기에는 자주 나서지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6(남부리그 4위), 10홈런(공동 2위), 65타점(공동 2위)을 기록해 기량을 검증받았다.

김문호는 내년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반드시 성장해줘야 하는 선수다. 김문호는 덕수정보고 시절 '천재 타자'로 불렸다. 동기생인 김현수(두산)보다 오히려 뛰어난 좌타자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고교 3년 통산 타율이 0.448에 달했다. 그러나 프로 데뷔 후 좀처럼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주로 대수비나 대타로 간간이 기용됐을 뿐이다. 김문호는 빠른 발과 폭넓은 수비 범위를 갖고 있어 타격만 뒷받침된다면 김주찬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흥식 코치는 이들 3명의 선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박 코치는 "무엇보다 '1군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살려주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자신감만 찾는다면 분명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 코치는 국내 최고 좌타자인 이승엽(삼성)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롯데의 좌타자 유망주 3인방이 박 코치의 조련으로 껍질을 벗고 기량을 만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