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10구단 창단 기업과 연고 도시를 내년 초 확정하기로 하고 발 빠르게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구본능 KBO 총재와 프로 9개 구단 사장은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10구단 창단을 의결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신규 구단 창단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오늘부터 10구단 창단 신청을 받을 예정으로 연말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조속히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10구단 연고 도시와 창단 희망 기업에 대한 실사를 벌인 뒤 결과를 내년 이사회와 구단 총회에 상정하겠다"며 속도를 낼 계획임을 시사했다.

야구계가 10구단 창단을 서두르는 이유는 내년부터 홀수(9개) 구단으로 시즌을 운영하면 일정상 파행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빨리 짝수 구단 체제를 갖춰 쉬는 팀 없이 모든 팀이 균등하게 일정을 치르려면10구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신규 구단 창단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양 총장은 9구단 NC 다이노스의 예를 들며 "10구단이 2015년 1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창단한 NC는 올해 퓨처스리그(2군리그)에서 1년간 경험을 쌓았고 내년부터 1군 경기에 나선다.

창단에서 1군 진입까지 소요된 시간은 만 3년이 안 된다.

현재 10구단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지역은 경기도 수원시와 전라북도다.

수원시는 통신 기업 KT와 손잡고 10구단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고, 전라북도는 재계 순위 30위권인 부영그룹을 앞세워 유치전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앞으로 창단 절차는 우선 수원시·KT, 전라북도·부영 등이 KBO에 10구단 창단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KBO 평가위원회가 여러 평가 항목에 걸쳐 점수를 매긴다.

양 총장은 "되도록 많은 인사가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꾸리겠다"며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KBO는 이미 외부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도시(지역)·기업·인프라 개선 계획·창단 지원 계획 등에 대한 평가 항목을 마련했다.

특히 NC와 창원시처럼 신규 구단 창단 당시 공개적으로 내건 약속이 나중에 달라지는 상황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신규 구단을 창단한 뒤 지속적으로 구단을 유지할수 있는 의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KBO는 두 군데가 치열하게 유치 경쟁을 벌이는 만큼 평가위원과 항목에 대해 끝까지 보안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미 창단 희망 지역과 기업이 언론에 노출돼 일부 야구인들이 줄을 선 마당에 공정성을 확보해야만 잡음 없이 일을 끝마칠 수 있다.

양 총장은 "10구단 창단 지역·기업으로 최종 선정된 쪽과 탈락한 쪽이 모두 수긍할 수 있도록 끝까지 공정하게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외부 청탁과 압력은 도리어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