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톱타자 정근우(30)가 SK 타선의 중심에서 공격을 이끌며 팀 승리를 일궈냈다.

정근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타수 4안타 볼넷 1개, 2득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매 타석 출루하며 그라운드를 누빈 정근우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승리한 SK는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롯데와 균형을 맞추며 5차전을 앞두게 됐다.

1회 득점 찬스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던 정근우는 5회와 7회에 홈플레이트를 밟아 이날 SK가 낸 득점 전부를 책임졌다.

정근우는 1회초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그라운드를 밟았고, 다음 타자 박재상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친 뒤 최정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나갔다.

이호준의 우익수 뜬공 때 홈을 향해 태그업하다 미끄러져 득점 기회를 놓친 정근우는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경기 내내 불꽃타를 때려냈다.

기회는 5회초에 찾아왔다.

정근우는 1사에서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1루를 밟았다.

다음 타자 박재상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쳐내자 정근우는 재빨리 홈까지 내달려 SK에 첫 득점을 안겼다.

7회에도 첫 타자로 나서 3루수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된 뒤 뒤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고, 박재상의 타석에서 재치있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펼치며 3루를 훔쳤다.

정근우는 최정이 좌중간 안타를 날리자 여유롭게 홈으로 들어와 추가점을 올리며 SK 마운드의 짐을 덜었다.

이날 5번 출루한 정근우는 포스트시즌 및 플레이오프 한경기 최다출루 타이기록(포스트시즌 22번째·플레이오프 7번째)을 세웠다.

SK의 공격 '첨병'인 정근우는 2007년부터 5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때리다가 올해 타율 0.266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2차전에서는 비록 승리를 내주긴 했지만 특유의 장타력을 회복하며 멀티히트(한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작성,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키가 172㎝로 크지 않은 편이나 펀치력과 빠른 발을 앞세워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자주 쏟아내 통산 장타율 0.413을 기록하고 있다.

SK가 처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2007년부터 매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정근우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264를 기록하며 5타점, 24득점을 기록했다.

올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든 SK 타자 중에서는 포스트시즌 통산 득점이 박진만(33점) 다음으로 많을 정도로 공격의 선봉 역할을 해왔다.

정근우는 이날 활약으로 올시즌 플레이오프 타율도 0.438로 끌어올려 팀 내 1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최고를 달렸다.

정근우는 경기 후 "2차전을 뼈아프게 내줘 흐름을 뺏긴 느낌이었다"며 "이게 마지막 게임이 될지도 몰라 선수들이 많이 힘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번 타자로서 다부지게 야구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밝힌 정근우는 "지든 이기든 즐기면서 우리 야구를 하려 해서 그런지 경기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5차전을 앞두게 된 정근우는 "다행히 홈인 인천까지 가게 돼 팬 여러분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하게 됐다"며 "오늘 흐름을 가져온 것 같은데 5차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또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