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를 승리로 이끈 '가을 갈매기'는 박준서였다.
박준서는 8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타석에 들어서 대타 동점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차전을 거의 손에 넣었던 두산에게는 허탈한 한 방이었지만, 실책으로 자멸의 길을 걷는 듯했던 롯데 선수단에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은 희망의 홈런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대타 홈런이 나온 것은 사상 5번째이며, 포스트시즌에서는 17번째다.
박준서는 연장 10회에는 행운의 번트안타까지 터뜨려 대역전승을 발판을 놓은 등 이날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박준서는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홈런이 2개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퇴의 갈림길에 선 많은 '만년 유망주'였다.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에 입단한 박준서는 2002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10년 동안 2군을 전전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488경기에 나와 통산 타율 0.202에 그쳤다. 서른이 넘어선 나이에 성적은 곤두박질 치니 자연스레 은퇴 위기로 몰릴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준서는 거짓말처럼 벼랑 끝에서 기회를 잡았다. 시즌 초반 주전들이 줄부상에 신음하자 부름을 받은 박준서는 5월 한 달간 타율 0.419의 맹타를 휘둘러 양승호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7월에도 타율 0.306을 찍는 등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시즌 막판에 성적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타율 0.275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미운 오리'에서 당당한 '백조'로 새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