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맞붙는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승패는 무게감이 떨어진 타선을 지탱할 중심 타자와 초반 기선제압에 나설 외국인 선발투수의 활약 여부에 갈릴 공산이 크다.

두산과 롯데는 팀 컬러와 최근의 고민까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전통적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장점으로 한 두 팀은 올 시즌에는 타격이 가라앉은 대신 상승세를 탄 투수진의 힘을 앞세워 4강 문턱을 넘었다.

팀 타율에서 롯데는 2위(0.262), 두산은 공동 3위(0.261)로 나쁘지 않지만 득점을 따지면 두산이 6위(520개), 롯데가 8위(500개)로 까마득하게 처진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하면서 최고의 타자를 잃어버렸고, 두산은 '두목곰' 김동주가 컨디션을 찾지 못해 주로 2군에 머무른 영향이 컸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정수빈, 손시헌(이상 두산), 박종윤, 강민호, 조성환(이상 롯데) 등 핵심 야수진이 부상에 시달려 고민이 커졌다.

사라진 4번 타자의 빈자리를 대신해 '잇몸' 역할을 해 온 두산 김현수와 롯데 홍성흔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셈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120경기에 나와 타율 0.292를 기록해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는 두산 타선에서 가장 좋은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홍성흔도 112경기에서 타율 0.290을 때리며 이대호의 공백을 메우려 분투했다.

다만 김현수와 홍성흔 모두 올해 예전만큼의 타격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김현수는 올 시즌 홈런이 7개에 불과해 무게감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홍성흔은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홈런을 날렸지만 200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얼마나 베테랑다운 역할을 해내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마운드의 힘으로 약해진 타격을 떠받쳐 왔지만, 불펜의 두께가 얇다는 점은 두 팀의 공통된 아킬레스건이다.

두산과 롯데는 각각 홍상삼-프록터, 김사율-정대현을 축으로 불펜을 운용할 전망이지만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한 터라 고민이 많다.

선발 투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산은 니퍼트-이용찬-노경은-김선우가, 롯데는 유먼-송승준-사도스키-고원준이 각각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중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시즌 내내 큰 공헌도를 보여주며 에이스 노릇을 했던 더스틴 니퍼트와 쉐인 유먼의 어깨에 기대가 크다.

한국에서 두 시즌째를 맞은 니퍼트는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1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롯데전에서는 3승1패와 평균자책점 2.13으로 막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기대가 크다.

유먼은 올 시즌 13승7패와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해 니퍼트보다 성적이 좋지만 두산전 평균자책점이 4.12로 좋지 않았다는 점이 걸린다.

특히 두 선수 모두 9월 들어 연달아 부진한 투구를 한 터라 얼마나 착실하게 준비해 가을 잔치를 맞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