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 라커룸서 눈물 '펑펑'
- 강재원 감독 "끝나지 않았다"
- 내일 새벽 스페인과 3·4위전
"인상 쓰고 울지 마라. 아직 한 경기 남았다."
한국 대표팀이 10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에 25-31로 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에 28-29로 분패했던 설움을 4년 만에 설욕할 기회를 잡았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완패였다. 경기가 끝나고 대표팀 선수들은 라커룸에 들어가 펑펑 울었다.
강재원 한국 대표팀 감독은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계속 우는 선수는 비행기 태워서 집에 보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준결승은 혈투였다. 전반 시작과 함께 심해인(삼척시청)의 선제골로 상쾌하게 출발하는 듯했던 한국은 이후 노르웨이에 연속 3골을 내주며 1-3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이때 벌어진 점수 차는 다시는 좁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전반 10분께 주전 레프트백 심해인이 슛을 시도하다 상대 선수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손목을 다쳐 이후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전반 18분께는 7-13으로 6골 차까지 뒤졌다. 후반 중반 19-22로 추격하며 동점 기회를 엿봤으나 릴 설랜드, 하이디 로케 등에게 연속 골을 내줘 19-25로 벌어졌다.
조별리그에서 김온아(인천시체육회), 정유라(대구시청)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는 등 가용 인원이 부족한 가운데 힘겹게 4강까지 올랐던 한국은 신체 조건과 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밀어붙인 노르웨이의 파상 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결국 3·4위전으로 밀려났다.
강재원 감독은 준결승 경기가 끝난 뒤 "우리 선수들이 마음이 여리고 아직 순진하다"며 "오늘은 졌지만 동메달 결정전에 대비해 빨리 잊고 정비를 해야 한다. 올림픽에서 3위와 4위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에 속공을 너무 많이 내줬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오늘 패배는 경기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감독의)책임"이라고 자책했다. 강 감독은 "부상자가 많이 나와 어려움이 있지만 3·4위전에서는 이겨 동메달을 꼭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은 12일 새벽 1시(한국시간)에 열린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4년 LA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으며, 이후 이번 대회까지 올림픽 8회 연속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2000년 시드니 대회를 제외하고는 매번 메달권에 진입했다.
스페인은 세계 랭킹 16위로 8위인 한국보다 아래다. 그러나 유럽 팀들의 수준 차이는 랭킹과 크게 상관없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첫판에서 맞붙어 한국이 31-27로 이겼으나 지난해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29-26으로 스페인이 이겼다.
우선희(34·삼척시청)는 "부상 선수가 계속 나오면서 체력에서 밀린 것이 노르웨이전의 패인"이라며 "나도 그렇고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선수들이 많은데 후배들이 그동안 잘 뛰어줘 고맙다. 다 함께 고생했기 때문에 남은 3·4위전까지 열심히 해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하도록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