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밝힌 지구촌 축제런던 도심 지하철역 중의 하나인 세인트 판크라스 역에서 26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성화봉송에 나선 대니얼 맥커빈이 성화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1막 거대 종 울리며 개막 선포
- 2·3막은 근·현대화 과정 압축

- 참가국 선수단 입장 행사 후
- 엘리자베스 여왕 개회 선언

올림픽에서는 각 종목 선수들의 메달을 향한 치열한 승부가 가장 큰 관심사이지만 개·폐막식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개최국은 자국이 갖고 있는 최첨단 기술과 종합 예술을 접목해 성대한 개막식을 치러 왔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연 참가자들에게 비밀유지 서약까지 받아가며 개막식의 전모를 극비에 부치고 있다. 그만큼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개막식 시나리오를 통해 개막식 모습을 예상해 봤다.

텔레그래프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이 산업화의 진통에서 회복해 미래를 바라보는 농촌의 이야기를 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개막식은 아카데미 8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명작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출한 대니 보일의 지휘 아래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을 주제로 전개된다.

1막에서는 영국 농촌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과 활기찬 삶을 형상화한다.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대니얼 크레이그 또는 그의 대역을 맡을 스턴트맨이 헬기를 타고 주경기장으로 내려오면 특별 제작된 27t짜리 거대한 종이 울리면서 개막을 알리게 된다. 이어 영국의 연극·영화배우 겸 영화감독인 케네스 브래너가 영국이 낳은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더 템페스트'의 한 대목을 낭독한다.

무대 배경으로 언덕과 강, 목초지, 초가집 등이 어우러진 산업혁명 이전의 영국 농촌의 모습이 펼쳐진다. 제2의 영국 국가로 불리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중 일부인 '희망과 영광의 땅', 펑크록 밴드 잼의 'Going Underground', 반젤리스의 '불의 전차' 등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2막의 배경은 격동의 산업혁명 시기로 바뀐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인 '악마의 맷돌'이 2막을 관통하는 주제다. 광부, 제철소 노동자, 직공, 기술자 차림을 한 연기자들은 영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시기를 묘사한다. 라이오넬 바트의 'Food Glorious Food', 롤링스톤즈의 대표곡 'Satisfaction', 섹스 피스톨즈의 'Pretty Vacant' 등이 배경음악으로 쓰인다.

마지막 3막은 '미래지향'을 주제로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의 대형 시계탑인 '빅 벤'을 비롯해 런던의 상징물들이 등장하고, 영국의 무상의료 제도인 국민의료서비스(NHS)를 형상화한다. 영국의 자랑인 비틀스에 헌사도 올린다. 지난해 7월 요절한 여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Valerie' 등이 배경음악으로 쓰이고, 피날레는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의 'Hey Jude'가 장식한다.

3막으로 이뤄진 서사극이 끝나면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주경기장 입구에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영접을 받는다. 이어 그리스를 시작으로 참가국 선수단의 입장 행사가 진행된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개회를 선언하면 올림픽기가 주경기장에 들어오고 영국 국가가 울려 퍼진 뒤 성화 점화와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개막식의 진행시간은 총 2시간30분~3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개막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2700만 파운드(약 482억 원)에 달한다. 런던에 위치한 25개 학교에서 선발한 어린이 1650명을 포함, 모두 1만5000명이 참여하고, 무대의상은 2만5000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