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남녀 양궁대표팀이 19일 런던으로 떠났다. 전 종목 석권을 자신하는 선수들이 출국에 앞서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 어제 출국 일주일 적응훈련

런던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 석권을 목표로 하는 한국 양궁대표팀이 결전지 런던으로 떠났다.

남자부 오진혁·임동현·김법민, 여자부 최현주·이성진·기보배 등 태극궁사 6명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이들 선수는 하나같이 밝고 자신 있는 표정을 내비쳤다.

특히 고무적인 점은 전날 마지막으로 치른 기록경기에서 세계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하는 등 선수들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는 사실이다. 남자 선수들은 전날 치러진 세 차례 24발 단체전 연습경기(만점 240)에서 235점을 두 차례나 기록했다. 공인 세계기록은 임동현·오진혁·김우진이 작년에 열린 런던 프레올림픽 8강전에서 작성한 233점이다.

두 차례 달성한 비공인 세계기록 235점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여유 있게 우승할 수 있는 점수대다. 선수 3명이 10점 과녁을 19차례, 9점 과녁을 5차례 맞힐 때 나올 수 있는 점수로 구성원의 컨디션이 거의 신궁의 경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남자 대표팀 주장 오진혁은 "남자 선수들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 좋은 컨디션을 어떻게 지킬지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베테랑 임동현은 현재 컨디션에 만족하면서도 런던에 도착해 경기 때까지 찾아올 각종 변수를 통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임동현은 "연습은 연습일 뿐"이라며 "실제로 경기에서는 점수가 5∼7점 정도 내려가는 경향이 있는데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자 선수들도 지난주까지 사소한 컨디션 불안이 있었지만 이번 주 기록경기에서 고득점대를 쏘아 안정감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기보배는 "근래에 점수가 계속 높게 나오는데 런던에 가서 적응을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다"며 "가서 컨디션을 경기에 맞게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영술 대표팀 총감독은 앞으로 런던에서 일주일 동안 치를 적응훈련에 메달 색깔이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훈련 프로그램의 운용에 주력할 계획이다.

장 감독은 "현지 환경에 적응만 잘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계훈련부터 어제 마무리 경기까지 선수들이 훈련을 착실히 소화해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고 사기도 많이 오른 상태"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장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새 역사가 쓰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그는 "남자 선수들이 컨디션도 좋고 기록도 좋아 자신감만 찾는다면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올해 (국제양궁연맹) 2차 월드컵에서 우리 남자 선수들 3명이 모두 4강에 오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