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마라톤 등 다른 종목도
- 첨단기술 없이 경신 어려워
- 볼트처럼 예외성에 기대
- 모토: 보다 빨리, 보다 높이, 보다 힘차게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스포츠 기록을 경신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언젠가는 약물이나 첨단기술의 도움 없이는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결국 올림픽의 모토인 '보다 빨리, 보다 높이, 보다 힘차게'가 더는 통하지 않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INSEP 스포츠연구소의 제프로이 베르텔롯은 올림픽이 처음 개최된 1896년부터의 스포츠 기록을 분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스포츠 선수들이 인간의 생리적인 한계의 99%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한다.

그의 계산법에 의하면 2027년에는 147개의 스포츠 종목 중 절반이 기록을 세울 수 있는 한계치에 다다를 것이고, 그 이상으로는 0.05% 안의 범위에서만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블룸스버그대의 레자 누배리는 남자 100m 달리기의 기록적 한계가 9.4초라며 "인간의 속도 증가는 점차 폭이 좁아지고 있고 언젠가 완전히 멈출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스포츠적 재능의 놀라움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며 "우사인 볼트는 키 큰 사람의 장점인 긴 팔다리와 키 작은 사람의 장점인 백색근을 모두 지니고 있는 예외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스포츠채널 ESPN의 제작자인 존 브렌커스는 볼트 때문에 인간의 한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육상 천재는 세계기록을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예측 모델들 역시 무효로 만들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브렌커스가 이를 토대로 새로 계산한 결과 인간의 한계는 8초99라고 결론 내렸다. 물론 이 기록이 언제 세워질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누배리는 또 마이크 파월이 1991년 세운 멀리뛰기 기록(8.95ｍ)이 2040년이 돼서야 깨질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의 기록 또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때 밥 비몬이 8.90m를 뛴 이후 23년 만에 나온 것이다.

마라톤의 경우 스포츠 생리학자들은 인간 한계를 1시간57분까지 예상하고 있다. 피로를 느끼게 하는 물질인 젖산의 축적 시간을 늦추는 훈련을 통해 기록 단축이 가능하지만 1시간57분 이하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계치에 가까워진 기록을 깨는 것은 인간의 유전자가 아니라 첨단기술이다. 전신 수영복이 도입되자 2008~2009년 2년간 세계 신기록 143개가 쏟아져 나왔다.

육상종목에는 오랫동안 깨지지 않은 '불멸의 기록'들이 많이 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체코슬로바키아 선수가 갖고 있는 여자 800m(1분 53초 28) 세계기록으로 1983년 7월 26일에 세워졌다.

'여자 단거리 제왕' 미국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는 여자 100m(10초 49)와 200m(21초 34)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록들은 1988년에 세운 것으로 23년 동안 아무도 깨지 못했다. 이 밖에도 '나는 새'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가 1994년에 세운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6m14)은 17년째, 특이한 주법을 가진 마이클 존슨(미국)의 남자 400m(43초 18) 기록도 어느덧 12년을 넘어섰다.

이들의 기록을 넘어설 선수가 어느 종목에서 나올지, 이번 올림픽은 그런 의미에서 흥미진진한 축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