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왼쪽), 코크지

- 난도 높은 '양학선' 성공 땐 金
- 코크지는 연륜으로 양에 대적

남자 기계체조의 간판 양학선(20·한국체대)은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체조 선수 중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이 국제체조연맹(FIG) 채점 규정집에 올라 있을 정도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독보적인 선수다. 이 기술은 도마를 양손으로 짚은 뒤 공중으로 솟구쳐 세 바퀴(1080도)를 회전하는 동작으로 FIG가 'YANG Hak Seon'이라고 명명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도마를 주름잡은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여 2' 기술을 개량한 난도 7.4점짜리 기술이다.

광주체고 2학년이던 2009년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양학선은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여세를 몰아 2011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여유 있게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굵직한 메이저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양학선은 첫 올림픽 출전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도약할 때 높이와 화려한 공중 동작에서 양학선을 따라잡을 라이벌이 현재로선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4년 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토마 부엘(프랑스)이 지난해 연습 중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이번 올림픽에 결장하면서 양학선의 금메달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또 양학선은 올림픽에 나설 선수 중 가장 난도가 높은 7.4점짜리 '양학선'기술을 구사해 치명적인 실수만 없다면 금맥을 캘 것으로 보인다. 선수 대부분이 난도 7.0~7.2점짜리 기술을 택하는 것과 비교하면 양학선은 0.2~0.4점을 먼저 얻고 경기를 시작하는 셈이다.

조성동 대표팀 감독은 "양학선이 대표 기술인 '양학선'을 4차례 연기하면 모두 제대로 착지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간혹 착지에서 실수가 나왔던 스카라 트리플 기술을 요즘은 더욱 정확하게 바닥에 꽂는다"고 말했다.

양학선과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룰 선수로는 루마니아의 플라비우스 코크지(26)가 거론된다.

양학선이 2년 사이에 도마 판도를 뒤흔든 '신예'라면 코크지는 수년간 유럽 무대에서 꾸준한 성적을 낸 베테랑이다. 코크지는 베이징올림픽 도마 결선에서 7위를 차지했고, 2009년 베오그라드·2011년 선전 여름유니버시아드에서 거푸 금메달을 땄다. 지난 5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1,2차 시기 평균 16.116점을 받아 우승했다.

유럽선수권대회를 참관한 조 감독은 "코크지는 난도 7.0점짜리 기술을 두 번 구사해 기술점수에서 양학선에 밀린다"면서 "점수대도 16점대 초반이어서 평균 16.4~5점대를 받는 양학선과 격차가 큰 편"이라고 조심스럽게 양학선의 판정승을 점쳤다.

약관의 나이에 '도마의 신'으로 우뚝 선 양학선의 도마 결승은 8월 6일 밤 11시35분(한국시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