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중-부산상고 거쳐 대학졸업 뒤 지명 못받아
- 日 지바 테스트 중 부상, 재활·美독립리그 등 전전
- 공개테스트 통해 선발, 2013년 1군 활약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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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다가 트라이아웃을 통해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여정호 투수가 제주 서귀포시야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NC 다이노스는 트라이아웃(공개 테스트)을 통해 신고 선수 25명을 선발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야구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좌완 투수 여정호(28)도 희망을 품고 '기회의 땅'인 NC의 문을 노크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부산중과 부산상고를 거쳐 동국대를 나온 여정호는 졸업을 앞두고 소위 '4학년 병'이라 불리는 슬럼프에 빠지면서 프로구단의 신인 지명을 받지 못했다. 우리 히어로즈(현 넥센 히어로즈)에 신고 선수로 들어가 배팅볼 투수와 운동을 병행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그는 당시 히어로즈에 활약하던 일본인 투수 다카쓰 신고의 한국인 에이전트를 통해 2008년 10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공개 테스트를 받게 된다. "2차 테스트 날 보비 발렌타인 감독이 직접 나왔어요. 긴장해서 더 잘 던지려다 보니 그만 팔꿈치 인대가 나갔죠."
부산으로 돌아온 그는 이틀에 걸쳐 2차례 수술을 받고 2년간 재활을 했다. 월 50만 원 이상의 병원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며 '나홀로 재활'에 매달린 끝에 다시 일본 진출을 도왔던 에이전트와 연락이 닿았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그는 꿈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미국에 가니 이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빨리 야구를 하고 싶은데, 에이전트는 자꾸 나를 붙잡아 두려고만 했다. 또 월 300만 원 정도면 되는 생활비를 500만 원 이상 요구했다. 미심쩍은 생각에 알아보니 그 사람이 질이 나쁜 사이비 에이전트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 구단 3곳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변화구가 좋고 좌완이라는 메리트도 있었지만 문제는 스피드였다. 독립리그에서 몸을 좀 더 만들라는 권유를 받은 그는 올해 초 김병현이 한때 몸 담았던 하와이 이카이카라는 팀에서 독립리그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외국 선수들과 함께 웨이트와 훈련을 하면서 많이 배웠죠. 특히 스피드가 시속 148㎞까지 올라가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중간과 마무리로 뛰면서 1승1패10홀드 평균자책점 2.85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는 찰나, 한국의 한 지도자로부터 NC의 공개 테스트에 응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해외 생활에 지쳐 있었다.
"야구로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뒷바라지를 해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언어나 음식 등 환경에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국행을 결심했죠. 무엇보다 NC는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으니까요."
지난 9월 여정호는 공개 테스트를 받았고, 당당히 팀에 합류했다. 여정호는 "2013년 1군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 이대호 선배가 일본 진출을 결심해서 겨뤄볼 기회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내 우상인 봉중근(LG 트윈스) 선배와 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