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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소수 엘리트 위해 잠자는 공공시설 '이젠 시민 품으로'

체육시설 패러다임을 바꾸자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1-08-31 18:49:27
  •  |   본지 4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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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시민들이 걷기와 조깅을 하고 있는 모습. 생활체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공공체육시설을 유지·관리 차원이 아닌 운영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생활체육 인프라 수요 증가…공공시설 "적극 활용" 지적
- 부산 26개 중 시 직영 13개…나머지도 대관 등 수익 중심, 생활체육인 접근 거의 제한
- 체육계 "민간 위탁 운영 통해 일자리 창출, 활성화" 목소리

공공체육시설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소득수준 향상과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에 따라 생활체육 인프라에 대한 대중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용지 부족과 건설비 상승 등으로 시설은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물인 공공체육시설의 적극적인 활용에 대한 시민의 욕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 시설은 아직도 '유지와 관리'에 치우쳐져 있다. 이에 따라 공공체육시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운영과 활용'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기준으로 간이운동장을 제외한 전국 1923개의 공공체육시설 가운데 지자체가 소유한 공공체육시설은 98.7%(1898개)에 달하며, 그 중 1145개소를 사업소 형태로 직영하고 있다. 체육전문단체나 민간에 위탁한 곳은 24.8%(477개)에 불과하다.

부산시의 경우에는 2011년 현재 사직종합운동장 등 26개의 시설 가운데 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이하 사업소)가 13개를 직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13개는 북구청(실내빙상장)과 경륜공단(금정체육공원) 등 공공기관과 각종 체육 관련 협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시가 직영하는 시설의 상당수가 유지와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 일반 시민의 활용도는 떨어지고 있다. 특히 사업소 산하 시설의 경우에는 체육행사 등 대관으로 수익을 올리는 전형적인 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적인 체육·민간단체에 시설 운영을 개방해 시민에게 보다 나은 생활체육의 공간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 부산시가 시행한 '체육시설의 효율적 관리운영 방안에 대한 연구'에서 나타난 설문 조사는 시 산하 공공체육시설이 가야 할 바를 명확하게 시사하고 있다. 이 설문 조사에서 시민들은 사업소 산하 체육시설에 대해 ▷프로그램 부재 ▷시설 수준 개선 ▷이용객 의견 수렴 부족 등의 불만을 개진하고 있다.

사직종합운동장 보조 경기장과 구덕운동장의 경우,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트랙만을 개방해 주로 조깅이나 걷기 운동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관리가 아닌 운영의 측면에서 본다면, 주말이나 방학 기간을 이용해 유소년 축구 교실 등의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민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 야구팀이나 동호회에 대관하고 있는 구덕야구장도 운영 주체의 성격과 능력에 따라 주중 야구 교실이나 야간 경기 등의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시가 직영하고 있는 사직실내수영장도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운영의 묘를 살릴 여지는 많다. 셔틀버스 운행과 인터넷 등록제도 도입 등이다. 시가 수영장을 직영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이 다소 경직돼 있다는 의견도 많다.

공공체육시설의 민간 위탁 운영은 열악한 처우 속에 허덕이고 있는 체육 지도자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위탁 운영을 맡은 단체가 시민들을 위한 각종 체육 프로그램을 도입함에 따라 체육 지도자의 고용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때문이다.

체육계는 엘리트 선수들이 은퇴한 뒤 일할 곳이 없어 수십 년간 쌓았던 경험과 재능을 썩혀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도자들이 전문적인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는 한편 시민들도 사설 시설보다 적은 비용으로 전문가들의 체계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생활체육 프로그램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공체육시설이 유지·관리의 틀에서 벗어나 운영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생활체육 확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설의 완전한 민간 위탁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시가 사업소를 통해 직영하고 있는 시설 대부분이 전문체육시설이라는 이유다. 전문체육시설은 엘리트 체육인들의 경기나 대회를 위해 건립됐기 때문에 여기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학교시설 문 열어 갈증 해소

- 전체 600개 중 개방률 30% 남짓…"접근성·이용률 높아 개방 필요"

사하구 엄궁초교 내 학교복합화시설의 수영장. 곽재훈기자
공공체육시설이란 체육시설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민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체육시설을 말한다.

다시 말해 공공체육시설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거주지와 가까운' 접근성이다. 부산시 산하 체육시설과 최근 각 구군에 건립되고 있는 국민체육센터 등 공공체육 인프라의 양적인 부족은 결국 접근성의 문제로 이어지면서 소위 '시설 근처에 사는 주민'들만 혜택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학교시설을 공공체육시설로 개방하는 방안이다. 학교는 동네마다 있으며, 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학업분위기를 해치거나 관리상의 문제로 인해 학교시설 개방률은 아직은 낮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부산지역 초·중·고교의 다목적 강당 시설 개방률은 65%다. 이는 시설을 갖춘 347개교에 대한 개방률을 말한다. 600개에 달하는 전체 초·중·고교의 개방률을 따지면 30% 남짓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지난해 12월 사하구 엄궁동 엄궁초교에 문을 연 학교복합화시설은 낮은 학교시설 개방률에 대한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학교 측이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 자본이 투입된 이 시설은 학교 운동장 한 편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만들어졌다. 학생들과 인근 주민이 사용하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주민들은 접근성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체육시설을 갖게 된 셈이다.

지하 2층에 설치된 수영장의 경우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주민들에게 개방되고, 학교 측은 오후 1~5시까지 사용한다.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는 직장인 등 일반인들의 체육시설로 전환된다. 배드민턴 강좌가 이뤄지는 4층의 다목적 강당과 2층의 에어로빅실은 오전 6~8시까지 주민이 사용하고 오전 8시~오후 5시에는 학생들의 체육관으로 이용된다. 학교가 마치는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는 주민에게 제공된다. 이용 인원은 수영과 배드민턴, 요가 등에 월 1500명이 이용할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도 크다.

사회체육센터가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어 이용료도 일반 사설 시설보다는 저렴하다.

부산시 산하 공공체육시설 운영 현황

직영

종합운동장(4개소)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실내체육관, 수영장

구덕운동장(3개소) 

주경기장, 야구장, 실내체육관 

강서체육공원(3개소) 

하키경기장, 실내수영장, 양궁경기장

기장체육관

 

영도사격장

 

요트경기장

 


위탁

종합운동장(6개소) 

야구장, 테니스장, 체조체육관
실내훈련장, 론볼링장, 궁도장

금정체육공원(3개소) 

싸이클경기장, 실내체육관, 테니스경기장

구덕운동장(1개소) 

씨름장

강서체육공원(1개소) 

축구장

실내빙상장

 

조정·카누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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