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최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28일로 꼭 100일 남았다. 동계올림픽 유치 '삼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은 지난해 6월 후보도시로 다시 선정된 뒤 현지실사에서 '진전된 평창'을 보여주며 총력을 다했다. 이제는 투표권을 쥔 IOC 위원들의 표심을 최대한 끌어모아 7월 6일 열리는 IOC 더반 총회에서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개최지를 평창으로 확정하는 일만 남았다.
■2차 투표 전략 세워야
앞선 두 차례의 개최지 결정 때 평창은 1차 투표에서는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2차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2010년 동계올림픽이 걸렸던 2003년 체코 프라하의 IOC 총회에서 첫 번째 도전에 나선 평창은 1차 투표에서 무려 51표를 얻어 40표에 그친 밴쿠버(캐나다)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도 고배를 마셨다. 1차 투표에서 최저표(16표)에 그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제외하고 실시된 2차 투표에서 53-56으로 평창에 불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잘츠부르크를 지지했던 유럽 표를 끌어모으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평창이 두 번째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던 2007년 과테말라시티의 IOC 총회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평창은 1차에서 36표를 얻어 러시아 소치(34표)와 잘츠부르크(25표)보다 앞섰지만 2차에서 소치에 47-51로 역전패를 당했다. 따라서 평창은 1차에서 탈락한 후보도시 지지표를 흡수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2차 투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맞춤형 홍보전략 가동
IOC는 1999년 올림픽 유치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 이후 후보 도시와 IOC 위원 간의 개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섣부른 유치활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더반의 IOC 총회까지 남은 기간에 국제행사 등 허용된 범위에서 가용한 네트워크를 총가동해 IOC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평창유치위는 이를 위한 IOC 위원별 맞춤형 홍보 전략을 가동 중이다.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및 이건희 IOC 위원 등 '삼두마차'가 주축이다.
조 위원장과 박 회장은 국내외에서 평창의 유치활동을 이끌고, 삼성전자 회장인 이 위원은 동료 IOC 위원들을 접촉할 수 있는 권한을 무기로 삼아 평창의 강점을 홍보하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아울러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 외에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전이경 등 유치위 선수위원들을 앞세워 IOC 위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맞춤형 접근전략을 택하고 있다.
■최대 분수령 '로잔 브리핑'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에 앞서 후보도시들이 공식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국제행사는 3개뿐이다. 4월 3∼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스포트 어코드, 5월 18, 19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진행되는 후보도시 테크니컬 브리핑, 그리고 7월 6일 남아공 더반의 IOC 총회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로잔에서 열리는 후보도시 브리핑이다. IOC 총회를 제외하면 후보도시들이 IOC 위원 전원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행사다.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는 미국 시카고와 일본 도쿄가 선두주자로 꼽혔지만 '로잔 브리핑'을 계기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역전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틀에 걸쳐 열리는 이번 '로잔 브리핑'은 첫날 세 후보도시가 45분씩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45분간 질의응답을 받는다. 특히 비공개로 진행되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로잔에서 후보도시 브리핑이 끝나면 동계올림픽 유치 레이스의 우열 양상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