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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광저우 아오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
모두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 중에 유독 한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귀에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여유롭게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그 선수는 자신의 아시아 기록을 깼다. 한국 수영의 영웅 박태환(21·단국대)이었다.
박태환이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부활했다. 박태환은 14일(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80의 아시아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전 기록은 박태환 자신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은메달을 따면서 작성한 1분44초85다. 박태환의 기록은 이번 대회 남자 수영에서 나온 첫 아시아 신기록이다. 애초 라이벌로 꼽혔던 중국의 쑨양(19·1분46초25)이 2위, 장린(23)은 1분48초10으로 4위에 그쳤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박태환은 고 조오련 씨를 시작으로 최윤희, 지상준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2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또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 2회 연속 우승은 박태환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고, 일본의 이와사키 구니히로(1966·1970년) 이후 무려 40년 만이다.
애초 박태환은 금메달이 유력했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칠 줄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경기장에 입장한 뒤 가볍게 몸을 푼 다른 선수들과 달리 박태환은 준비한 빨간색 타월로 출발대를 닦으며 레이스 준비를 했다.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박태환은 출발 반응속도가 0.67로 가장 좋았다. 그때부터 독주였다. 예선에서 일부로 3위를 차지해 3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쑨양(4번)과 장린(5번)의 레이스를 보면서 경기를 펼쳤다. 50m를 24초78에 터치패드를 찍은 박태환은 2위 쑨양(25초17)을 앞질렀다. 둘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벌어졌다. 마지막 50m는 뒷심이 강한 박태환의 독주. 1분44초80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은 박태환은 전광판을 지켜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이날 박태환의 승리가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첨단 수영복을 입지 않고서도 올 시즌 자유형 200m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제수영연맹은 전신수영복 착용에 대한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규제를 가했다. 그 이후 선수들의 기록은 대거 후퇴했다. 그러나 박태환은 그동안 한 번도 전신수영복을 입지 않았다. 수영복의 도움 없이 아시아신기록을 세운 박태환의 활약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