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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김창욱 교수의 이런 골프 저런 골프] 정치인과 기업인 그리고 골프

`골프=뇌물`은 이제 바꿔야할 사회적 편견

매년 골프장 찾는 내장객 4000만 명 넘어

스크린 골프는 이미 대중 레저문화 정착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8-12 22:08:0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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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스포츠다'.

정치인과 기업인이 만나서 스포츠를 하면서 격의 없는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축구나 배구나 농구를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정말 순수한 스포츠로 골프 라운드를 함께했다고 하더라도 여론은 '골프= 뇌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자연을 벗 삼아 등산을 함께하는 것도 운동인데 왜 골프만 함께하면 접대받는 게 되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오래전부터 이미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관행적으로 골프를 스포츠로 보는 관점보다 사교와 사업의 한 방편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왜 골프 치고 돈다발을 안겨다 주는지 골프인의 한 사람으로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골프라 하면 이상하리만치 병적일 정도로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난동을 벌여도 죄가 되지 않지만, 골프 한 번 잘못 치면 장관은 물론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국무총리까지 목이 날아갈 정도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 분패한 한명숙 전 총리도 뇌물수수 관점에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여론이 우세했으나 제주도 골프 접대 이야기가 나오자 민심이 술렁이지 않았는가.

국경일 날 장군들이 골프 한 번 잘못 치면 별이 떨어지고, 곧 중령 대령 달아야 할 젊은 영관 장교들도 역시 골프 잘못 치면 40대에 군복을 벗어야 한다. 국가적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 모든 것을 잃고 싶다면 골프를 치면 된다는 말이 골프인에게는 몹시 씁쓸하게 다가온다.

우스갯말로 누군가를 궁지에 몰고자 한다면 골프장 가는 길만 잘 지키면 되는 세상이다. 국가의 녹을 먹는 사람이면 정말 조심해야 될 게 아이러니하게도 골프다.

필자 역시 골프를 전공하는 교수지만 골프 필드 수업시간에 전화가 와서 상대방으로부터 "어디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일순간 당황해 선뜻 "라운드 중이다"라고 친한 사람이 아니면 대답하지 못한다. 나 스스로 생각해도 씁쓸한 웃음만 나올 뿐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플레이한 그 홀은 아마도 보기 아니면 더블 보기일 것이다.

아직 우리 사회는 골프를 스포츠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매년 골프장을 찾는 내장객이 4000만 명을 넘어서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스포츠 종목으로 골프가 꼽히고 있지만 여전히 골프하는 사람들은 사각의 귀퉁이에 웅크리고 있어야 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업인과 정치인들은 앞으로 혹 뇌물 주고받고 접대받을 일 있으면 다른 종목으로 전환을 하면 어떨는지.

스크린 골프가 국민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지금 골프는 온 국민이 즐기는 대중 레저문화로 정착될 것이라 믿는다.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당부 드리고 싶다. 이제 골프는 더 이상의 상징적인 스포츠, 남에게 보여져야 하는 스포츠가 아니어야 한다. 비싼 골프클럽과 화려한 수입의류로 포장하지 말고 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볼의 비행, 가끔은 마법처럼 홀컵을 향해 빨려 들어가는 롱퍼팅의 짜릿한 흥분, 골프를 통해 누군가를 만나고 즐거운 담소를 즐기는 스포츠가 되길 바란다. 이제 골프라는 운동만으로 남에게 돋보이지 않음을 알아야 하며, 누구나 즐기는 대중 스포츠임을 잊지 말자.

골프칼럼니스트·부산외국어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골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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