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스포츠 경기. 하지만 너무 큰 점수로 지게 되면 두고두고 불명예를 안아야 한다. 지난 21일 북한이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포르투갈에게 0-7로 대패하면서 월드컵 참패의 기록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가장 큰 점수 차는 9골이다. 불행히도 이 기록의 제물은 한국팀이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축구 강호 헝가리를 맞아 0-9로 무참히 패배했다. 이 '대기록'은 여태 깨지지 않고 있다. 당시 한국팀은 터키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0-7로 패배했다. 최근 미국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역대 월드컵 최악의 팀 톱10'을 선정하면서 이 기록을 근거로 한국을 1위팀으로 꼽았다.
한국의 9점 차 패배 이후 두 번의 타이 기록이 나왔다. 1974년 독일 월드컵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이 유고슬라비아에 0-9로 졌고 1982년 스페인 대회 때는 엘살바도르가 헝가리에게 10골을 내주며 1골 밖에 만회하지 못해 9골 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때 헝가리가 뽑은 10골은 월드컵 본선 한 경기 최다 득점으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독일이 사우디아라비아를 8-0,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6-0으로 완파했다.
팀 간 전력 차가 극심한 지역 경기에선 더러 '농구 스코어'같은 점수 차가 나오기도 한다. 2001년 4월 한일 월드컵 오세아니아 지역예선 호주와 미국령 사모아전에서는 31-0이라는 천문학적인 점수가 나왔다.
그런가 하면 한국도 아시아 지역 경기에서 상대팀에게 대패의 수모를 안기기도 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이 네팔을 상대로 11-0으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황선홍 혼자 8골을 퍼부었다. 2003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다시 네팔을 상대로 16골(16-0)을 뽑았다. 이때 박진섭이 5골, 우성용과 김도훈이 각각 3골을 넣는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