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의 능력을 믿는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에게 아르헨티나 격파의 특명이 떨어졌다. 직접적으로는 허정무 감독이 내린 지시. 하지만 이 명령은 눈을 부릅뜨고 경기를 지켜볼 온 국민이 요구한 절대과제이기도 하다.
17일(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B조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은 태극전사들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일전이다. 16강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특명의 최일선에는 박주영(AS 모나코)이 버티고 있다. 허 감독은 박주영에게 원톱의 임무를 맡겼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시키며 허리진을 보다 강화한 4-2-3-1 전술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굳혔기 때문이다.
지난 12일의 그리스전 때 박주영은 염기훈(수원)과 투톱으로 뛰었다. 그러나 17일에 박주영은 혼자서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됐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주영은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그리스전 때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전반 27분 박지성이 길게 찔러준 공을 받아 10여 m를 치고 들어간 뒤 달려나오는 골키퍼를 보고 살짝 띄워 찬 슛은 골과 다름이 없었다. 그만큼 몸상태가 좋다는 뜻이다. 게다가 박주영은 원톱으로 나설 때나 투톱으로 뛸 때나 변함없이 제 몫을 해주는 선수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으면 자신이 직접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박주영의 뒤는 박지성과 염기훈(수원),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가 받친다. 그리스와의 1차전처럼 박지성도 해야 할 일이 많다. 박주영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상황이 허락하면 직접 골도 넣어야 한다.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오범석(울산)으로 짜여진 포백 수비진에게는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으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다. 이들은 특히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현란한 드리블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차단해야 한다. 승패의 분수령이 메시의 발을 어떻게 묵느냐에 달린 까닭이다. 정성룡(성남)은 그리스전에 이어 한국의 골문을 지킬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