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

최동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지난 15일 7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이 중에는 부산팬들이 유난히 사랑했던 한 스타가 있다. 마해영(37)이다. 부산고-고려대 출신인 마해영은 지난 1995년 롯데에 입단하자마자 4번 자리를 꿰차고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한때 임수혁과 함께 공포의 '마림포'를 구축, 소총군단 롯데의 이미지를 대포로 단번에 바꿨다.

마해영은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하지만 선수협 활동으로 구단과 마찰을 빚자 롯데는 2001년 2월 삼성으로 트레이드시켰다. 구단은 자신들과 맞지 않는다며 연고지 최고 스타를 내보낸 것이다. 팬들의 반대는 고려하지 않았다. 이후 마해영은 삼성 KIA LG를 떠돌아다녔다. LG에서 쫓겨난 마해영을 보는 부산팬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부산은 국내 최고 야구 도시다. 그동안 한국 야구계를 뒤흔든 엄청난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는 데 소홀했다. 한번 보자. 최동원 양상문 박동희 등 부산이 낳은 한국 최고 투수들은 모두 롯데에서 쫓겨나 삼성과 태평양에서 쓸쓸하게 선수생활을 접었다. '자갈치' 김민호는 코치 제의 한번 못 받고 유니폼을 벗었다. 이뿐만 아니다. 김용철 윤학길 김응국 등은 불명예스럽게 롯데와 인연을 끊었다. 이 중 최동원은 1988년 부산을 떠난 뒤 아직도 팬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감독이 바뀔 때마다 팬들은 최동원을 거론했으나 구단은 외면했다. 박정태만이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롯데를 지키고 있다.

냉정한 시장 논리로 말한다면 프랜차이즈 스타는 구단이 키운 대표 상품이다. 그러나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으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는 상품이 아니라 팬들의 '꿈'이 된다. 스타를 보기 위해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는다.

그런 팬들의 꿈을 롯데는 그동안 무참히 버렸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고 더 나아가 스타 코칭스태프로 만들어야 하지만 롯데는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냉정하게 내보냈다.

롯데가 지난 2001년부터 바닥을 헤매고 있는 데는 스타 키우기를 외면하는 특유의 풍토가 크게 작용했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때마다 적임자를 못 찾고 고심하는 것도 지역 출신 스타들을 모두 내보냈기 때문이다. 롯데가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