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0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11, 12일 개막 10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맡았던 고란 에릭손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 감독으로 부임해 첫 경기인 웨스트 햄과의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이자 지난 시즌 '선덜랜드 돌풍'을 일으킨 로이 킨 감독이 이끄는 선덜랜드도 이영표가 있는 토튼햄을 상대로 1-0 승리를 이끌면서 올 시즌 새내기 감독들의 활약을 예고했다.
새로운 이적생들도 산뜻하게 출발했다.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에서 블랙번으로 이적해온 파라과이의 미남스타 로케 산타크루즈는 미들즈브러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경기에서 동점골을 쏘아올리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새내기는 아니지만 프리미어리그 태극전사 4명은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무릎연골수술로 내년 1월까지 출전이 어려운 박지성은 장기공백의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맨유가 새로 영입한 나니, 안데르손, 오웬 하그리브스가 모두 그와 주전경쟁을 펼칠 미드필더진이다.
맨유와 시즌 개막전을 득점 없이 비긴 레딩은 지난 시즌의 돌풍을 올해도 이어갈 태세다. 하지만 선수층이 얇은 주전 공격수들의 이렇다 할 한 방이 없는 것이 불안거리다. 지난 시즌 초반에 미드필더인 설기현은 중거리 슛과 좌우에서 올리는 크로스로 레딩 돌풍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설기현과 같은 포지션인 글렌 리틀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설기현은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설기현은 발뒤꿈치 수술의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체력도 많이 저하돼 있다. 여기에 풀햄 이적설로 주위가 시끄럽다. 감독과 상의 없이 풀햄 이적설이 먼저 불거져 나온 것도 그에게는 득이 될 게 없다. 물론 스티브 코펠 감독이 '설기현 이적불가' 방침을 천명했지만 심리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이 때문인지 설기현은 맨유와의 원정경기에서 예전에 보여줬던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 그리고 중거리 슛을 보여 주지 못하고 후반 12분 존 오스터와 교체됐다.
'초롱이' 이영표도 부상 재활훈련 중이다. 지난 시즌부터 이적거부 파동과 각종 이적설에 휘말렸고, 곧 부상에서 복귀하면 자신과 포지션이 겹치는 에코토는 물론 새로 들어온 가레스 베일과도 험난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한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역할과 기량을 뽐내야 할 상황이다.
이동국이 있는 미들즈브러도 주전 공격수인 마크 비두카를 내보내고 터키 출신의 툰카이 산리와 아스날의 유망주였던 알리아디에르를 영입했다. 또한 토튼햄의 미도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동국 역시 시즌 내내 치열한 자리싸움이 예상된다.
우리 속담처럼 첫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무한 경쟁체제로 이미 돌입한 유럽축구무대에서 첫술은 아니더라도 두 번째 세 번째 기회에는 팀과 팬들에게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실력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필요한 때다.
FIFA 에이전트 영국 런던= 방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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