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축구에 뼈를 묻겠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이장관(33) 이정효(31) 두 노장과 10년 장기 계약을 했다. 10년 계약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A-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서나 볼 수 있는 드문 일이다.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안병모 부산 단장은 22일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장관 이정효를 붙잡기 위해 장기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부산 구단이 선수 생명이 길어야 2~3년 남은 이들 두 노장에게 10년 계약이란 카드를 꺼낸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계산을 하고 있다.
우선 '작은 삼손' 이장관은 지난 1997년 부산 대우에서 데뷔한 이래 지난해까지 딱 10시즌을 부산 연고 팀에서만 뛰었다. 프로통산 322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부산 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역사'인 셈이다. 부산 축구팬들은 감독 이름은 몰라도 '이장관'은 알 정도다. 지난 시즌 뒤 이장관 방출설이 나돌자 팬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기도 했다.
이장관이 갖는 부산 축구에서의 상징은 작지 않다. 지난 시즌 주장으로 활약했으며, 지난 1997년 부산이 한 시즌 3개 대회 우승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을 당시의 기억을 갖고 있는 유일한 현역 선수다. 게다가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겸손한 자세로 동료들에게 모범이 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정효도 마찬가지다. 1999년 아주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이래 부산에서만 뛰고 있다. 그는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에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179경기 출장에 10골 7도움. 이 가운데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지난 시즌에 3골 3도움을 올렸다. 최근 3년간 매 시즌 3~6개씩의 공격포인트로 기록상으로 보면 이정효는 '회춘'하고 있다.
안병모 단장은 "이들의 장기 계약에는 은퇴 이후의 설계까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체력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뛸 기회를 준 뒤에는 지도자 연수를 시켜 코칭스태프 등으로 부산 축구 발전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안 단장은 "이장관 이정효와의 계약은 부산 축구의 큰 그림을 그리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현역 시절에는 팬들이 만족할 경기력을 선보인 뒤 은퇴 뒤에는 지역사회와 구단의 연계강화, 유망주 육성 등 부산이 옛 축구의 영광을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제2의 이장관 이정효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장관은 이에 대해 "예전부터 '부산맨'이라고 선언했고 어차피 부산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부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또 부산 축구의 옛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